채권과 주식이 동시에 추락하면서 투자자들은 갈 길을 잃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엔화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안전자산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 금과 엔화의 방향성은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삼켜버린 공포심리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29일 2607.1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지난 9일 장중 2346.73까지 곤두박질쳤다. 9거래일 만에 9.98% 하락했다. 9일(현지시간) 장중 기준으로 미국 다우지수는 전 고점대비 11.8% 내렸고,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12.5% 떨어졌다. 통상 전고점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조정국면으로 20% 이상 하락은 약세장 전환으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증시가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광호 나이스신용평가사 본부장은 “1월 미국의 평균 임금 상승은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상여금 지급과 관계가 있는 만큼 일시적일 수 있다”며 “다만 투자자들의 공포심리가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될 경우 현실이 심리를 따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역으로 투자심리가 빠르게 안정을 찾을 경우 시장도 정상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안전자산 선호 지속 어려워…‘엔’보다 ‘金’
전문가들은 심리의 문제인 만큼 이번 조정의 바닥이 어디일지, 조정이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일단 소나기는 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는 금(金)도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최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소폭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 온스당 13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자재, 원유, 금 등 상품가격이 대체로 조정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금은 안전자산 성격이 부각되며 하락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은 안전자산이면서도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이기 때문에 지금의 변동성 장세는 물론 향후 경기 확장 및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펀더멘털의 훼손이 없다는 점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지만, 이 경우에도 금은 유망한 투자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