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도 2.86% 오르며 5만7500원을 회복했다. 반도체 업황 우려에 ‘4만전자’ 우려까지 나오던 삼성전자가 5만7000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달 13일(종가 기준, 5만8100원) 이후 한 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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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04포인트(1.04%) 오른 2236.16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만의 상승이었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다. 외국인은 이날 1498억원을, 기관은 3249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4000억원 넘게 사들인 것은 지난 14일 이후 6거래일 만이다.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기대가 증시를 끌어올렸다. 미국 월가의 유력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은 다음달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7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면서 “12월에는 그보다 작은 폭의 인상에 대한 신호를 보낼지 여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12월 FOMC에서는 금리를 75bp가 아닌 50bp만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를 완화하면 안전자산인 달러와 채권으로만 돈이 쏠리던 전 세계 자금시장의 방향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
3Q 영업익 20%대 감소…‘방망이 짧게 잡아라’
하지만 증권가는 이번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 보고 있다. 가장 먼저 발목을 잡는 것은 ‘실적’이다.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5500원(3.29%) 내린 16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 탓이었다. 현대차는 이날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4% 감소한 1조5518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30.6% 늘어난 37조7054억원이었다.
현대차마저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며 3분기 코스피 이익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46조3452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59조447억원)보다 21.51%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역시 201조2350억원으로 전년 동기(204조9840억원)보다 1.8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속도조절론’도 물가 지표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미국의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2% 상승하며 시장 기대치(8.1%)를 웃돌았다. 에너지나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년 대비 6.6% 오르며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물가가 정점을 통과해 꺾이는 순간을 확인하기 전에는 금리인상 속도는 언제든 불붙을 수 있고, 증시의 상승세도 제한적일 것이란 얘기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여느 때보다 빠르게 감소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주식을 보유하거나 비중을 확대한다 해도 당분간 짧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에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은 높지만 레고랜드 부채 사태와 아시아 통화 약세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도 상존한다”면서 “박스권 장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박스권 상단에서는 차익실현을 하고 하단에서는 저가매수를 하는 전략이 당분간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