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은 왜 떠났나…"연내 복귀, 투자회사도 염두"(종합)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물러나기로
회사 밖에서 가치 찾을 것…연내 복귀 계획
탱고플랫폼 등 지속 관심…가치계 위한 환경 조성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투자회사 설립도 염두
"자본시장 가치투자계 영원히 몸담을 것"
  • 등록 2022-07-29 오후 6:01:40

    수정 2022-07-29 오후 6:01:4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에셋플러스는 떠나지만, 전 영원한 펀드 매니저입니다. 올해 중 다시 자본시장의 일원으로서 복귀해 장기적인 가치를 지키는 펀드 매니저를 응원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강방천 회장이 2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향후 행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그는 1999년 에셋플러스운용의 전신인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창업한 지 23년 만에 경영을 완전히 내려놓는다. 하지만 그는 “내 업은 영원히 지켜나갈 것이고, 회사 밖에서 더 자주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자본시장에서 제 2 인생의 막을 열 것임을 시사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가치투자계(界)에서 그의 행보는 누구보다 화려했다. 그는 워런 버핏, 미국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피터 린치와 함께 ‘세계의 위대한 투자자 99인’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외환위기 당시 1억원의 종잣돈을 약 2년 만에 156억원으로 불린 일화로 유명하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펀드매니저로 나선 유아인 캐릭터의 모델이기도 하다.

‘1세대 가치투자 대가’ 왜 떠났나…“연내 복귀”

그는 오래 전부터 “강방천이 떠나도 에셋플러스는 굳건히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고민을 해왔지만, 에셋플러스를 떠나는 결정은 최근 1개월 사이에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운용업계에서 이동이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3년간 에셋플러스 운용 부문은 견고하게 지켜졌다”며 “가치 DNA가 깊게 자리 잡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일정 기간 휴식 기간을 거친 후 올해 안에 복귀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에셋플러스가 전액 출자해서 설립한 자회사 알파브릿지의 투자아이디어 플랫폼 ‘탱고픽(tango pick)’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에셋플러스의 강방천 회장이 2008년도에 개설한 ‘투자지혜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기원으로 하고 있다. 탱고픽 플랫폼 관련 국내 법인이나 오피스 설립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박주성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는 ‘알파브릿지’는 지난 5년여간 100여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향후 2~3년 안에 가입자 300만명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광고와 구독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하며 인적자원(HR), 기업간거래(B2B) 데이터 제공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증권사와의 제휴를 통해 매매 기능도 갖출 예정이다. 주식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서비스 대상도 확대하려 하고 있다.

강 회장은 “운이 없지만 투자 업계에서 더 인기가 있는 매니저들이 있다는 믿음이 있고, 그들을 탱고픽에 어떻게 더 참여하게 할지 보고 있다”며 “시장은 펀드 매니저의 가치보다 수익으로 평가하지만, 누군가 단기적인 수익률보다 장기적인 가치를 지키는 펀드 매니저가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봤고, 그 역할을 하고 싶다. 끼 있는 친구들이 춤추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투자회사 설립도 염두”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와 같이 투자 회사 설립에 대한 계획도 전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워런 버핏의 ‘인베스트먼트 하우스’처럼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다”며 “사고가 자유스러운 자유인, 상상을 좋아하는 상상인, 자연을 좋아하는 자연인의 길에서 더 깊고 넓은 통찰을 통해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늦춰지면 더 좋은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게 희생 당하고 있지 않나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의 뒤를 이을 신임 운용총괄책임자(CIO)는 정석훈 전무다. 새로운 등기이사에는 고태훈 국내운용본부장과 강 회장의 아들인 강자인 헤지펀드 팀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그는 “20여 년을 함께 했던 정석훈 전무와, 고태훈 본부장 등이 앞으로 에셋플러스 조직을 잘 이어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회사를 떠나서도 에셋플러스 펀드 매니저들과도 얘기하고 협업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강방천 회장은…

△1960년 전남 신안 출생 △1987년 한국외대 경영정보학과 졸업 △1987년 동방증권(현 SK증권) △1989년 쌍용투자증권 주식부펀드매니저 △1994년 동부증권 주식부 펀드매니저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 설립 △2014년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2015년 중국 푸단(復旦)대 최고경영자 과정 △2008년~현재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2016~2022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운용총괄(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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