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국민이다"…'장애인의 날' 서울 도심서 울려 퍼진 외침

장애인 권리·민생 4법 제·개정 촉구
휠체어 타고 수어 통역사도 대동
주최 측 추산 1300여명 여의도서 모여
  • 등록 2022-04-20 오후 6:49:15

    수정 2022-04-20 오후 8:50:45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같은 국민이고 함께 살아야 할 사회구성원입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단체들이 모여 ‘장애인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장애인 권리 4법 제·개정과 예산 보장에 대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답변을 촉구했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에 집회 참석자들이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윤정 기자)
163개 시민단체가 모여 결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20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장애인권리·민생 4법 제·개정을 주장했다.

결의대회 시작 전부터 일찍 집회 참가자들은 속속 모였다. 휠체어 앉은 참석자들이 눈에 띄었고, 활동 보조인의 손을 꼭 잡고 자리를 잡은 참석자도 있었다. 이들은 삐뚤빼뚤한 손 글씨로 ‘발달장애인 주거활동지원 확대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우리도 국민이다”라며 목놓아 외쳤다.

단체가 요구한 4개 법안은 △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평생교육법 △특수교육법이다. 이날 단체는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살 권리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요구했다.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21년 동안 장애인을 시설에 가두지 말고 자유롭게 이동하고 교육받고 직장도 갖고 지역사회에서 살게 해달라고 목놓아 외쳤다”며 “윤석열 당선인에게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약속하라고 외쳤음에도 한마디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목소리 높였다.

문애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쏘아 올린 갈라치기 발언으로 시민들의 혐오가 노골적이고 폭력적인 언사로 드러나 장애 시민들은 모욕적이고 두렵기까지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동해야만 교육받을 수 있고, 일할 기회도 주어진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삶을 영위할 때 장벽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경남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도 “장애인 복지제도가 개선될수록 비장애인의 복지도 개선된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같은 국민이고 함께 살아야 할 사회구성원”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대범 서울 피플퍼스트 소속 활동가 역시 “2009년 한국이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약속한 지 12년이 지나도록 장애인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보장해주지 않고 있다”며 “발달장애인들의 주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기획재정부가 곳간을 열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1,300여 명이 참여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터라 그간 유지됐던 299명 집회·시위 제한도 사라졌다. 이들은 결의 대회를 마치고 여의도 공원 등을 거쳐 행진했다.

이후 집회 참가자 약 200여명이 지하철을 타고 경복궁역으로 이동해 오후 9시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심야 영화제와 1박 2일 노숙 농성을 진행할 방침이다. 결의대회는 오는 21일 오전 10시 인수위 앞에서 마무리 보고대회를 끝으로 정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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