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 선출서 이긴 조현식 부회장…경영권 분쟁 동력 얻나(종합)

30일 한국타이어·한국앤컴퍼니 정기 주총 열려
3%룰…조 부회장 측이 제안한 이한상 교수가 감사위원 돼
이번 주총 표대결로 조 부회장 기사회생…명분 얻어
  • 등록 2021-03-30 오후 5:15:09

    수정 2021-03-30 오후 9:39:57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한국타이어의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이 일진일퇴를 주고 받았다. 조 부회장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에서는 패배했으나 감사위원 선임이 걸린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 이기면서 기사회생했다. 장남인 조 부회장이 동생 조현범 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한국앤컴퍼니 본사에서 열린 한국앤컴퍼니 정기 주주총회.


이한상 교수가 한국앤컴퍼니 감사위원…조현식 부회장 측 승리

한국앤컴퍼니(000240)는 30일 오후 1시30분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한국앤컴퍼니 본사에서 제6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앞서 이날 오전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가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했고 조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마무리됐다. 사실상 본대결인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선 이한상 고려대 교수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며 조 부회장의 승리로 결론났다. 한국앤컴퍼니의 최대주주인 조 사장은 42.9%의 압도적인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3%룰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개정된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조 부회장은 지분 19.32%만을 소유하고 있다.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놓고 표 대결을 벌였다. 조 부회장은 지난달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논란에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 사임의사를 표명하면서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 이와 관련 조 부회장은 “1월 말 이 교수를 추천한다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했지만 회사로부터 답을 받지 못해 주주서한을 통해 제안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과 한국앤컴퍼니 이사회는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

이에 대해 조 부회장은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외부 전문가가 이사회의 일원으로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방안이고 여기에 적임자가 이한상 교수”라며 “(김혜경 감사위원 후보는) 최대주주 인척(이명박)의 대통령 재직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어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는 이명박 정부 시철 청와대에서 여성가족비서관과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사장과의 연관성을 지적한 것이다.

명분 얻은 조현식 부회장, 한국타이어家 경영권 분쟁은 진행 중

이한상 교수가 감사위원이 된 것이 경영권 분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한상 교수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경영권 분쟁 상황서 분리 선출되는 감사위원으로 들어가 조 부회장의 대리인으로 돕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 부회장이 주총 표 대결을 통해 일부 명분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 부회장은 이사회가 제안한 후보를 비판하면서 독립성과 투명성을 내세우며 이한상 교수를 추천했다. 조 부회장은 주총 인사말에서도 “이사회 중심으로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데 힘쓰겠다”며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으로 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경영의 투명성 및 전문성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사임했지만 경영권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 부회장은 실제로 “주요 주주 중 한 사람으로서 회사와 모든 주주들, 임직원들과 함께 안정적이고 신속한 경영판단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조 부회장은 큰 누나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낸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심판절차에 참여했고 아직 법원의 판단이 나오지 않았다. 조 부회장은 향후 조 회장의 의사결정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범 사장은 조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자금 2400억원 중 2200억원을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이 조 회장으로부터 재산을 넘겨받지 못하면 이를 갚기가 어렵다. 조 부회장이 조 회장의 재산 결정에 대한 부분에 관여할 수 있다면 이 부분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 부회장은 “성년후견개시 심판청구를 경영권 다툼의 연장선 상에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며 “건강이 좋지 못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자식된 도리로 진행하는 있는 건이다.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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