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독일이 화웨이를 배제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유럽연합(EU)까지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 제안을 무시하고 화웨이를 5세대 이동통신(5G) 도입 파트너 중 하나로 인정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5세대 이동통신(5G)의 안전한 도입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회원국이 자체적으로 화웨이의 위험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장려했을 뿐, 화웨이 장비 사용을 특별히 금지하지는 않았다.
또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에 안보 관리를 위한 협력을 강조하며 6월 말까지 국가별 5G 위험에 대한 자체 평가를 끝내고 올해 말까지 EU 차원에서 광범위한 안보 평가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독일이나 영국, 뉴질랜드는 물론 UAE와 바레인까지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미국의 화웨이 견제 전략은 곳곳에서 좌절을 겪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전세계 주요 통신시장중 한 곳인 EU까지 미국의 압박을 무시하고 화웨이를 수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개별 국가들은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했다가 5G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화웨이 장비는 다른 장비보다 1년 이상 기술적으로 앞선 가운데 가격은 90%에 불과해 가성비 까지 갖추고 있다. 게다가 일부 국가는 이미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상태여서 화웨이 배제 움직임에 가담하면 교체 시간까지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독일의 경우, 3개 통신사가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교체하려면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 업체를 선정하고 교체해야 하는데 시간까지 걸린다.
줄리안 킹 EU 안보담당 집행위원은 “EU는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가 아닌 안보 리스크에 초점을 두고 검토 및 논의를 해야 한다”며 “누군가가 우리의 행동을 제안하거나 다른 국가가 우리와 다른 행동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그 방향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반 화웨이 동참 요구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안드루스 안십 디지털 단일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5G 기술은 우리 경제와 사회를 전환하고 소비자와 기업에 막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지만 안보를 확인하지 않고 이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도 “자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회원국들의 개별 판단에 방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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