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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실적 부진에 따른 타개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73% 감소했다고 7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2019년 4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했다. 매출액은 76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3% 늘었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에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 SK하이닉스도 오는 26일 3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지만 전망은 어둡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익은 2조2842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25% 떨어진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실적 악화가 내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제품 소비가 급감하며 세트업체들이 메모리반도체를 구매하기보다 계속해서 재고를 쌓아두고 있어서다. 신한투자증권의 최도연 연구위원은 “2023년 실적 눈높이가 추가적으로 하향할 수 있다”며 “반도체 주문 축소 속도가 매우 빠르며 이는 재고 부담에 의한 주문 축소 폭이 상당히 큰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기업들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감산에 돌입했다. 경쟁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30% 축소하고 연말연초 공장 가동률을 5%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 2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도 이달부터 생산량을 30% 줄였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위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임으로써 가격 방어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이크론과 키옥시아 등은 월단위 생산량을 줄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며, 2~3개월이 지나야 감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재고 수준이나 새 수주 물량을 보고 생산량 및 가격 하락폭을 계산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 역시 공급 조절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했지만 방점을 ‘인위적’이란 표현에 찍을 필요가 있다”며 “상황이 좋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감산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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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역시 쉽게 감산을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형준 차세대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현재 경기 침체가 회복되거나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줄어든 반도체 수요도 자연스레 회복할 것”이라며 “반도체 호황에 대비해 생산을 줄이는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경기 불황에 미국의 반도체 규제가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게 업계 다수 목소리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 분기에 처음으로 대만 TSMC에 반도체 전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 주력하는 TSMC는 그간 수차례 고객들을 상대로 계약가격을 올려서 결과적으로 좋은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반도체 하락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을 보면, 삼성전자도 앞으로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반증된 것”이라고 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금의 입지를 유지하려면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메모리는 메모리대로 우리가 기술 발전을 통해 경쟁력 강화해 선두를 유지하는 전략을 이어가야하며 PIM이나 CXL 등 메모리를 뛰어넘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