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北김여정 데스노트에 '오경화' 실패?.."때아닌 교체"

  • 등록 2021-01-20 오후 3:19:27

    수정 2021-01-20 오후 3:19:2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문재인 정부 장관 중 유일한 ‘원년 멤버’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결국 물러나자, 야권에선 ‘북한 김여정의 데스노트’를 언급했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2월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향해 ‘주제넘은 망언’을 했다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지 43일만에 외교부장관이 교체되었다”고 운을 뗐다.

윤 의원은 강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5년 임기를 함께 하는 ‘오경화’, ‘K5’가 될 것이란 전망을 언급하며 “예상을 깨고 김여정의 비난 담화 한 달여 만에 물러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 장관이 최근 코로나19 백신 외교에도 뒷전인 채 북한에만 매달리는 외교 행보를 보이는 등 역량 논란으로 인한 교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만약 북한 김여정의 ‘하명해고’인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적었다.

윤 의원은 또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도 김여정 6월 담화 직후 남북관계 악화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한 바 있어, 외교안보 수장의 운명이 마치 김여정의 데스노트에 달린 듯 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외교정책 조율에 집중해야할 외교부가 의사결정 지연 우려에도 불구하고 때아닌 수장 교체를 강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이 이날 강 장관의 후임으로 2018년 ‘한반도의 봄’을 주도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명하면서, 어려운 한반도 정세의 반전을 꿰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 장관은 지난달 북한의 폐쇄적인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김여정 당시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자으로부터 “망언”이라며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김찍문찍”이라고 표현했다. “김 부부장에게 찍힌 강 장관이 문 대통령에게도 찍힌 건지 청와대와 정부, 민주당에서 강 장관을 도와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주장이다.

하 의원은 또 “앞으로 그 어떤 장관도 북한에 쓴소리하기 어렵겠다. 오죽하면 김 부부장 하명법이 다 생겼겠나”라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퇴임 후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주변 인사들에게 각종 업무 부담 등으로 ‘쉬고 싶다’는 얘기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지난해 총선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지금 있는 자리도 역부족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저는 그럴 능력이 안 되는 것 같고 뜻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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