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세계 유학생 160만명 어쩌나…코로나19 감염 잇따라

중국인 유학생 36명 코로나19 확진
전세기 띄어 유학생 귀국…마스크 1100만장 보내
일부 유학생 "호텔 강제 격리 싫다" 귀국 거부
  • 등록 2020-04-02 오후 3:50:58

    수정 2020-04-02 오후 3:50:58

마차오쉬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이 2일 기자회견에서 해외 유학생 안전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CCTV 캡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당국이 세계 각국에서 공부 중인 중국인 유학생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역유입을 막겠다며 국제선 노선을 대폭 축소하면서 유학생들의 귀국이 쉽지 않아진 상황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어서다. 중국 당국은 수요에 따라 전세기를 띄우고 마스크 1100만개를 보내 유학생들을 보호하기로 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2일 중국 국무원 기자회견에는 외교부, 교육부,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민항국 등 관계자들이 참가해 유학생 안전 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마차오쉬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은 “중국인 유학생은 160만명에 달하며 현재 외국에 체류 중 인원은 약 142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41만명, 캐나다 23만명, 영국 22만명, 독일·프랑스 11만명, 호주·뉴질랜드 28만명, 한국·일본 18만명 등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해외에 체류 중인 중국인 유학생 3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중국 정부는 우선 전세기를 배치해 유학생들을 데려오고 있다. 중국이 해외 역유입을 막겠다며 국제 항공편을 대폭 줄이는 등 통제를 강화하면서 중국인 유학생들의 귀국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3월에만 이탈리아, 이란에 전세기 9대를 띄워 해외 체류 중국인 1457명을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이날엔 영국 런던으로 전세기를 보냈다. 이 항공편은 현지에서 홈스테이 등을 하는 초등학생을 위주로 188명을 태우고 중국 산둥성 지난으로 도착한다. 편도 가격은 비즈니스 5만위안(약 886만원), 이코노미 3만위안으로 전해진다.

중국 당국이 항공편을 줄이면서 국제선 가격은 치솟고 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런던~상하이 노선 이코노미 항공권은 약 20일전보다 78%상승한 2만9860위안선에 팔리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해외 역유입 확진자를 줄여야 하는 상황인 만큼 해외 유학생을 전원 귀국시키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9일 기준 베이징의 해외 역유입 확진자는 총 64명이었는데, 이중 유학생이 27명(42%)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 정부는 최대한 유학생을 현지에 두면서 의료용품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중국 유학생에 1100만개 이상의 마스크와 소독용품 50만개 등을 해외 유학생에게 보내기로 했다. 또한 전 세계의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에 24시간 영사 보호 전화를 운영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중국인 유학생들의 불편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현상황에 국경을 넘나드는 움직임을 최대한 줄여야한다고 거듭 조언하고 있다.

최근 일부 유학생은 오히려 중국으로 오지 않겠다고 거부하기도 한다. 중국으로 돌아오면 14일간 호텔에서 강제격리 해야하는데 시설 등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어서다.

미국에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 쉬커신은 “범죄인과 마찬가지로 공항에 10시간 이상 묶여 있고, 악취가 나는 호텔에서 더러운 물을 마셔야 하는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중국인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는 과거 우한에 있는 의사들에게 “병원에서 피하라”고 하는 등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달 16일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한 유학생도 격리 호텔의 위생 상태가 좋지 않다며 항의하며 격리 호텔에 있는 방역 요원들에게 고함을 지르는 장면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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