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특목고 없어지면…전문가들 "지역명문고밖에 갈 곳 없어"

입시 유리한 교육 수요 여전…강남 8학군 부활 우려
입시전문가들 “학군 이전 통해 명문대 진학 노릴 것”
“강남 등 교육특구 수능·학종 대비 모두 유리” 분석
  • 등록 2019-11-07 오후 6:06:34

    수정 2019-11-08 오전 7:42:09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신중섭 기자]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과정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서울 강남8학군 등 지역 명문고의 부활이다. 교육부는 이 부분을 과소평가하고 있지만 입시전문가들 다수가 강남 선호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교육부가 7일 내놓은 고교 서열화 해소방안은 자사고·외고·국제고가 가진 지위를 박탈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들 학교가 설립목적을 벗어서 입시위주의 교육을 편다는 것. 하지만 이 점 때문에 오히려 강남8학군 부활 우려에 무게가 실린다. 입시위주 교육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데도 이를 없애면 그간의 분산효과가 사라질 것이란 근거에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자녀 입시를 목적으로 거주지를 이전하는 부모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대비를 한다”며 “고교 서열화 해소방안 적용 대상이 현 초등 4학년인데 지금부터 거주지·학군을 옮기려는 움직임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평준화지역인 서울의 경우 1단계에서 광역단위 지원을 받아 전체 고교정원의 20%를 우선 배정하고 있다. 이 때 배정을 못 받은 학생은 거주지 등을 고려해 추첨, 배치된다. 서울지역 내 명문고를 가고 싶어도 1단계 20% 안에 들지 못하면 거주지 인근 배정을 감수해야 하는 것. 임 대표는 “안정적으로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이사를 해서라도 학군 이동을 노릴 것”이라고 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도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괄 전환 뒤 강남 선호현상이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 소장은 “성적 우수 학생이 많은 강남지역 학교로 진학할 경우 내신은 다소 불리하겠지만 수능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대비는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도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으로 학교별 교육과정의 차별화가 사라지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사교육 인프라가 많은 쪽으로 몰릴 수 있다”고 했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괄 전환이 분산효과를 소멸시킬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교육부가 지난 7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자사고가 본격 개교한 시기는 2010~2011년이다. 강남 8학군 순 유입 인구는 2009년 7690명까지 치솟았지만 2010년 자사고가 운영된 뒤부터 4784명(2010년), 3609명(2011년), 3313명(2012년)으로 감소했다. 서울 전 지역에서 자사고가 생긴 게 오히려 강남 쏠림을 완화시켰다는 분석이 가능한 것.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서울 곳곳에 자사고가 생기면서 학군 분산효과가 나타났지만 이들 학교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강남·목동 등 교육특구에 대한 선호도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강남 8학군 부활 우려를 부정하는 분석도 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내신 불이익이 따른다면 강남 쏠림현상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특히 현 정부가 학종의 비교과를 약화시킬 것으로 보여 학종 준비생도 내신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강남으로 가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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