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비자강화 카드 만지작… 여행株 빙하기 맞나

하나·모두투어 주가 '뚝'…노랑풍선 2%↓
여행객 일본행 등 돌려 업계 타격 전망
작년 자연재해 기저효과에도 실적회복 걸림돌
  • 등록 2019-07-03 오후 5:35:58

    수정 2019-07-03 오후 5:35:58

전일대비 하락률.(자료=마켓포인트)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3분기(7~9월) 계절적 성수기를 등에 업고 실적개선을 노리던 여행주(株)들이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났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라는 경제보복에 나선 데 이어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자발급 강화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실적 개선을 노리던 여행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하나투어(039130)는 전거래일대비 0.50% 하락한 4만9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두투어(080160)도 전일대비 0.77% 내린 1만9400원에, 참좋은여행은 1.82% 하락한 7030원에 각각 거래를 끝냈다. 노랑풍선(104620)롯데관광개발(032350), 세중(039310)은 각각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 사람에 대한 비자발급 강화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들의 보도가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유럽, 기업 대상 상품이 많은 레드캡투어(038390)만 2.66% 올랐다.

특히 우리나라 관광객의 경우 90일까지 무비자로 일본 현지에 체류할 수 있는데, 이 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본 여행을 가면 대개 5~7일 정도 머무르기 때문에 무비자 기간이 90일에서 30일로 줄어든다고 해도 여행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우리나라 사람에 대해서만 비자 발급 기준을 강화한다면 기분이 나빠져 일본행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는 일본 여행상품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여행업체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하나투어재팬이라는 일본 현지 계열사도 두고 있으며, 일본 여행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모두투어는 20% 정도, 다른 업체들도 일본 상품 비중이 적지 않다.

유 연구원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많이 가는 나라가 일본이기 때문에 비자발급 기준이 실제로 강화된다면 여행업계는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작년 자연재해 여파로 여행객수가 대폭 줄어 올 하반기 기저효과 등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여행업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일본 지진 등 자연재해로 여행객이 줄어들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여전히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패키지 상품 매출이 더디게 회복되고 있으나 항공권 판매 성장추세가 지속 되고 있고, 여행비지출전망 지수가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 악재가 집중된 지역의 역성장폭도 차차 축소되고 있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기저효과 구간에 진입함에 따라 여행업계의 하반기 실적 개선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이달에도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지난달 패키지 송출객은 약 25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2% 감소했고, 일본은 22.4% 줄었다”며 “모두투어는 같은 달 송출객이 약 12만명으로 전년대비 3% 증가했지만 일본은 10% 정도 감소했다. 이달부터 여행 성수기와 맞물려 국내 여행업체의 송출객 볼륨이 상승 반전할 수 있겠지만,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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