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은 툴젠의 주요 주주와의 주식교환으로 툴젠 지분 14.96%(98만5721주)를 얻고 100억원 규모의 툴젠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총 16.64%(111만8347주)를 보유,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이를 위해 제넥신은 툴젠 주요주주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585억원(42만9061주·주식수 대비 1.76%)를 진행한다. 유한양행(000100)으로부터 전환사채(CB) 200억원(14만1894주·주식수 대비 0.58%)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두 회사는 지난해 합병을 추진했으나 지분 희석과 합병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합병을 철회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제넥신의 합병 철회신고서에 따르면 당시 제넥신의 최대주주인 주식회사 한독과 성영철 외 특수관계인으로 지분율은 각각 16.6%, 9.78%였으나 합병 및 합병 후 제넥신의 전환사채와 전환우선주가 전환될 경우, 각각 11.7%, 6.9%까지 지분이 희석될 수 있었다.
지난해 8월20일 당시 제넥신 공시에 따르면 제넥신의 주식매수 청구 주식수는 보통주 344만2486주·우선주 146만5035주로 주당 청구가액은 각각 당시 시가 기준 6만7325원, 8만6588원이었다. 제넥신만 하더라도 총주식매수청구 행사금액이 약 3586억원에 달한 셈이다. 툴젠의 주식매수청구 주식수는 151만3134주로 청구가액 7만8978원 기준 총 주식매수청구 행사금액은 1195억원에 달했다. 당초 합병이 무산된다고 밝혔던 주식매수 청구금액(제넥신 1300억원, 툴젠 500억원)보다 제넥신은 3배가량 많았고, 툴젠 역시 2배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그리고 1년여 지난 지금 양사는 주식 교환 및 유상증자로 제넥신이 툴젠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다. 증권업계에선 기업 간 시너지는 물론 툴젠의 코스닥 이전 상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성영철 제넥신 회장이 발표한 유전자 교정기술을 도입한 동종유래 ‘CAR-T’ 세포치료제 개발이 구체화될 것”이라며 “제넥신 입장에서는 특허 불확실성이 보다 해소된 ‘CRISPR/Cas9’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짚었다.
회사 측은 해당 이슈들이 해소된 만큼 회사는 툴젠의 코스닥 상장 문제가 전부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툴젠 관계자는 “상장 예정일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다만 최대주주 변경 후 1년 동안 상장추진을 못하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해당 규정은 폐지된 만큼 상장에 걸림돌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 합병 시너지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크리스퍼라는 기술이 검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제넥신의 면역항암제와 크리스퍼가 어떻게 시너지를 낼 지는 모르겠으나 연구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