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기에 日향나무까지?'…부산지역 학교, 일제 잔재 '여전'

  • 등록 2019-08-12 오후 4:12:24

    수정 2019-08-12 오후 4:33:37

(사진=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부산지역 일부 학교에 일본 전범기와 향나무(가이즈카 향나무) 등 친일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는 12일 부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지역 학교 내 일제 잔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부산 동항초등학교, 천가초등학교 등 2개 학교에서 일본 전범기를 연상케하는 교표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명륜초등학교는 전범기를 형상한 교표를 사용하다 2017년 수정했다.

또 122개 학교에서는 일본 향나무를 교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해당 향나무는 1909년 조선 통감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가 국채보상운동이 진행되던 대구에 가서 의도적으로 기념 식수해 조선침탈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23개 학교는 히말라야시다(설송), 33개교가 연산홍, 16개교가 국화, 3개교가 벚꽃을 각각 교목으로 하고 있다.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는 “설송은 일본이 3대 미수(美樹)로 꼽은 나무로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들어와서 국내에 퍼진 대표적 수종이고 연산홍과 국화, 벚꽃은 일본이 원산지이거나 일본 왕실 상징 또는 일본 국화로 교목으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6개 학교에서 친일 인사가 작사·작곡한 교가를 여전히 부르고 있고 교가 내용에서 성차별적인 내용이 있는 곳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담임, 교감, 각종 상장(개근상·정근상·표창장), 차렷, 경례, 교문지도, 군대식 거수경례, 애국 조회, 조회대, 주번제 등 일본강점기 때부터 사용되는 용어가 다수 남아 있고, 한 고등학교에는 친일 인사 안용백 흉상이 설치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부산시교육청에 학교 내 일제 잔재를 전수조사하고 청산 계획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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