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장성 경고에 중국 강력 반발…격화하는 美中 남중국해 갈등

  • 등록 2018-06-01 오후 5:28:41

    수정 2018-06-01 오후 5:28:41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남중국해를 두고 미중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군 간부가 중국을 향해 경고발언을 내놓자 중국도 강하게 반발했다.

1일 미국 CNN은 미국 합동참모본부의 케네스 매켄지 중장이 남중국해 암초에 중국이 건립한 인공섬을 폭파할 능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미군은 서태평양에서 작은 섬들을 점령해버린 경험이 많다고만 말해 주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어 매켄지 중장은 “우리가 2차 세계대전 기간 고립된 작은 섬들을 점령해버리는 데 많은 경험을 가진 것이 사실”이라며 “그것은 미군이 과거에 한 적이 있는 핵심 역량”이라고 말했다. 다만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단순한 발언을 넘어서는 의미로 이해하지 말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매켄지 중장은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해서 벌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미국은 뒤로 밀려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그간 해왔던 것들을 계속해서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켄지 중장은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을 수시로 접촉하는 미군 최고위급 장성이다. 그의 직위를 감안했을 때 이번 대중 강경 발언에 특별한 무게감이 있다는 게 CNN의 분석이다.

이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런 극단적인 발언에 대해 평론하고 싶지 않다”면서 “중국은 남중국해 연안국가 및 아세안과 함께 남중국해 평화와 안전을 수호한다는 공동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를 위해 중국은 아세안과 끊임없이 노력하길 원하며 미국과 같은 역외 국가가 책임 있는 역할을 하길 원한다”면서 “미국은 풍파를 일으켜선 안 되며 지역 평화 및 안정의 파괴자가 돼서는 안되고 지역 안정의 구축자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남중국해 주변으로 중국과 주변국들의 마찰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은 이달 초 남중국해의 인공섬인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ㆍ필리핀명 칼라얀 군도ㆍ베트남명 쯔엉사군도)에 방어용 미사일을 설치했다. 또 지난 18일에는 H-6K 등 여러 대의 폭격기를 동원해 남중국해 섬과 암초 지역에서 해상 타격과 이착륙 훈련을 시행했다.

이에 미국의 해군 함정 2척이 지난 27일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내 섬들 주변을 12해리 안쪽에서 항해했다. 미국은 또 중국이 남중국해를 군사 기지화하는 데 대한 경고의 의미로 다음 달에 있을 환태평양훈련(림팩) 참가 초청 취소를 중국에 통보하기도 했다.

미국은 베트남이나 필리핀과 같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당사자는 아니다. 다만 역내 주요 국제 통상로인 남중국해를 중국이 독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베트남과 필리핀 등 주변 국가에 힘을 실어주며 견제에 나서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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