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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잘 팔립니까?”(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네 요샌 그래도 잘 팔립니다.(웃음)”(우림시장 내 찹쌀꽈배기 주인)
8일 서울 망우동 우림시장. 평일 낮 영하의 날씨에도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이 꽤 보였다. 상인들 분위기도 밝았다. 대형 마트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전통시장도 설 명절을 앞두고 모처럼 분주한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시장 초입 순대국 집에도 사람이 하나둘 늘었다.
설을 앞두고 이곳을 찾은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도 이런 분위기에 내심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다들 웃고 계셔서 참 잘 됐다’며 연거푸 말했다. 최근 수치상 경기지표는 호전하고 있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여전히 꽁꽁 얼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참이었다. 김 장관은 준비해 온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으로 찹쌀 도넛, 딸기, 바람떡 등을 사서 일행과 나눠 먹었다.
이곳엔 1982년생 동갑내기 김종우·김진수씨(36)가 운영하는 ‘떡갈비1982’도 있었다. 창업 1년 만에 연매출 5억원을 넘긴 덕분에 한 케이블방송에도 소개된 곳이다. 이들 형제는 김 장관 일행의 방문으로 주위가 떠들썩해져도 주문받은 떡갈비를 굽느라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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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수치상 경기지표는 나쁘지 않다. 지난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9.9로 기준치(100)보다 큰 폭 올랐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103.46)도 전년보다 1.0% 올랐으나 상승 폭으론 2016년 8월(0.5%)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채소류 지수(109.95)와 축산물 지수(105.57)도 전년보다 각각 12.9%, 4.7% 내렸다.
물론 최근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은 다르다. 배추나 풋고추 같은 일부 채소류 가격이 최근 한두달 새 많게는 두 배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 채소 가격이 평년 수준을 크게 밑돈 데 따른 기저효과다. 평년보다 낮다지만 한 달 전 장바구니 물가와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김 장관은 “배추 등 일부 채소 공급이 최근 부족한 상황이지만 비축 물량을 풀어서 안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으론 요샌 배가 공급 과잉 여파로 많이 싼 편이니 많이 사 달라”고 말했다.
김영록 장관은 시장을 둘러본 후 “시장도 잘 정비되고 상인들도 친절해 명절 분위기를 한껏 느꼈다”며 “전통시장은 대형 마트보다 최대 30%싸고 이전과 달리 위생도 좋으니 많이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우림시장은 1970년대 복개 도로 위에 자생적으로 형성된 골목형 전통시장이다. 마장동 우시장에 가려 이곳을 지나던 소들의 모습이 ‘소의 숲’을 이뤘다는 데서 우림(牛林)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현재 179개의 가게에서 350여명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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