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株에 여전히 찬바람 부는 IPO시장

아우딘퓨쳐스 수요예측 부진…"공모가 비싸"
반도체업체 성적과 대비…중국 사드보복 우려 여전
공모 흥행여부 주목…화장품업체 IPO 재개 움직임
  • 등록 2017-07-03 오후 4:17:09

    수정 2017-07-03 오후 4:17:09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대한 우려가 아직 기업공개(IPO) 시장에는 남아있는 걸까. 올해 화장품 업체 상장 2호로 나선 아우딘퓨쳐스가 수요예측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화장품 업체의 IPO가 재개되는 시점에서 아우딘퓨쳐스의 공모 흥행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우딘퓨쳐스는 지난달 27~2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공모가를 2만6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희망 공모가(2만6000~3만원) 하단으로 수요예측에는 624개 기관이 참여해 단순 경쟁률 182대 1을 기록했다. 이 중 250개(40.1%) 기관이 공모가 미만의 가격을 제시했으며 의무보유확약을 신청한 기관은 없었다.

지난달 26~27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업체 브이원텍의 결과와 대비된다. 브이원텍은 5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 공모가(1만5200~1만7700원) 상단인 1만77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의 91%가 공모가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으며 의무보유 확약을 신청한 물량도 8.3%에 달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대감으로 국내 증시에서 화장품주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IPO 시장에까지 여파가 미치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 중국에 사드 보복 조치 중단을 요청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한국콜마(161890) 한국화장품(123690) 등 화장품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중국과의 갈등이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실적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랠리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업종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화장품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아우딘퓨쳐스의 공모가가 하단에서 결정됐음에도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우딘퓨쳐스의 국내 매출 비중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드 이슈로 인한 중국 시장의 영향력에서는 벗어나지 못한다. 생산자개발방식(ODM) 매출의 상당수가 중국 관광객 수요와 밀접한 마스크팩 상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제 1분기 ODM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15.34%로 지난해 46.18%에서 30%포인트 넘게 줄었다. 또 지난해 10월 중국 현지 업체와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유통을 시작하는 등 중국 시장 진출을 향후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화장품 수출을 위해 위생허가 획득 품목을 늘려가고 있으며 하반기 왓슨스 등 대형 유통매장에 입점할 예정이다.

앞서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던 화장품 업체 에스디생명공학(217480)의 부진한 성적도 부담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2월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1만5000~1만8000원) 하단에도 못 미치는 1만20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공모 청약에서는 2.38대 1의 부진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3월 코스닥 상장후 주가가 1만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두달여만에 공모가를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4일까지 진행되는 아우딘퓨쳐스의 공모 흥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화장품주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화장품 업체의 IPO도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아우딘퓨쳐스의 흥행 성적은 향후 IPO를 추진하는 화장품 업체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에 원료 공급하고 있는 중국 기업 컬러레이홀딩스가 이달 25~26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화장품 제조업체 라파스는 지난달 12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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