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건설사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베스핀글로벌 창업자)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글로벌 인공지능 포럼(GAIF) 2024’에서 “데이터센터(IDC) 건립 시장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20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비용은 별도로 고려하지 않더라도 그렇다”며, “만약 제가 건설사 사장이라면 지금 당장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어떻게 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정보기술(IT) 업계만의 수익 창출 도구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가 AI를 구동하기 위한 컴퓨팅 인프라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의 현실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전력 수요는 60기가와트(GW)이며, 2030년까지 이 수치는 200GW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40GW의 추가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AI 데이터센터 건립이 필수적이다.
이 대표는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을 약 150억 원으로 추산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00킬로와트(㎾)에서 100메가와트(㎽) 사이에 해당한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칩 등 관련 설비를 구축하는 데 약 2000조 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6년 동안 형성될 이 시장에만 집중해도 막대한 매출과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 “한국이 AI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을 수주하고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려면 아키텍트 구축과 운영 노하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는 여전히 AI를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 서비스 경쟁으로만 보는 고정 관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언어모델의 성능이나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AI 발전으로 인해 활성화되는 인프라 구축 시장 규모가 현재로서는 더 크다. 또한,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에 예측이나 분석 AI를 접목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시장도 결코 언어모델 기반 서비스 시장에 비해 적지 않다.
자동차 회사나 가전 회사, 철강 회사 등도 최신 AI 기술과 AI 융합 시장 동향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올해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 포럼에서는 제약, 커머스, 콘텐츠, 자율주행, 금융 분야에 접목되는 AI 융합 서비스를 소개했다.
한 참석자는 “AI 전반의 흐름과 산업의 적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세부 주제들도 적당했다. 특히 각 산업별로 AI 적용을 볼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산업 분야에 AI를 적용하는 데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이데일리 글로벌 AI 포럼(GAIF)’으로 만들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