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 만에 가족 품으로…6·25 전쟁영웅, 故한병구 일병 귀환

춘양·장성·하진부리 작전 및 정선 전투 참전
  • 등록 2019-03-12 오후 4:26:32

    수정 2019-03-12 오후 4:26:3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이 12일 서울시 은평구 소재 한병열(79·친동생) 옹 자택에서 고(故) 한병구 일병의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가졌다.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는 6·25전쟁 당시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쳤지만, 미처 수습되지 못한채 이름 모를 산야에 잠들어 계신 전사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 행사다. 국유단은 이날 국방부 장관을 대신해 유가족들에게 한병구 일병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에 대해 설명하고 신원확인통지서와 국방부장관 위로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했다. 한 일병의 유해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 일병은 1933년 8월 7일 4남 3녀 중 차남으로 서울에서 태어나 1950년 12월 29일 18세의 어린 나이에 위기에 처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이종사촌인 장명수 옹과 함께 자원입대 했다. 대구 1훈련소에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국군 9사단 전차공격대대에 배치됐다. 1951년 1월 중순부터 2월 16일까지 중공군의 공세에 맞서 춘양·장성·하진부리 진격 작전 및 정선 전투 등에 참전해 임무수행 중 전사했다.

한 일병 유해는 2016년 9월 7일 강원도 양구군 동면 월운리 수리봉 940고지에서 발굴됐다. 양구 수리봉 지역은 6·25전쟁 당시 ‘피의 능선 전투’ 등 치열했던 격전지로 해당 지역 유해발굴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700여구의 유해가 수습됐다. 수리봉 일대는 해발 1000m의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21사단과 국유단 장병들은 매일 1~2시간을 왕복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유해 발굴에 나서 한 일병이 전사한지 65년 만에 다시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발굴 당시 현장에는 낡은 전투화 밑창과 버클 등의 유품이 그날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당시 발굴 팀장이던 이창선 상사는 “해당 지역은 2017년에 발굴이 종료된 곳으로, 종료를 1년 앞둔 시점에 유해를 찾아 신원까지 확인 된 사례여서 매우 감동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6년 9월 7일 강원도 양구군 동면 월운리 수리봉에서 국유단 및 21사단 장병들이 고(故) 한병구 일병의 유해를 발굴한 지역에 관련 표식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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