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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높아 ‘갭투자’ 인기지역으로 꼽혔던 노원·마포구의 전세가율이 3년여 만에 60%대로 하락했다. 매매값과 전셋값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라 갭투자의 인기가 점점 더 시들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노원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69.5%로 전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마포구는 68.0%로 전달보다 1.5%포인트 떨어졌다. 노원구는 2015년 5월 이후 3년 만, 마포구는 2015년 3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60%대로 떨어진 것이다.
올해 들어 서울 전체 전세가율이 60%대로 떨어졌지만 노원·마포구는 상대적으로 갭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던 곳이다. 그러나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비과세 실거주 요건 강화 등 갭투자 방지를 위한 규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열기가 꺾이기 시작했다. 또한 최근 전세시장 위축으로 곳곳에서 역전세난이 현실화되는 모습을 보이자 갭투자자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중이다.
특히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갭투자 수요가 몰렸던 노원구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에 이어 안전진단 강화 등 규제 직격탄을 맞으면서 매매·전세시장이 모두 위축됐다. 마포구는 최근 전셋값 상승폭이 크게 둔화하는 반면 매매가는 여전히 강세를 보여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그동안 다양한 규제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았던 것은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통한 사적 차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전세가율이 서울 기준으로 50%대로 떨어지면 사실상 갭투자가 차단되면서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