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김원웅 광복회장이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의 친일 및 친나치 행적 증거를 제시하며 국가(國歌)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원웅(가운데) 광복회장과 국가만들기시민모임 등 시민단체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안익태 친일·친나치 행적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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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익태가 ‘에키타이 안’이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1942년 9월 나치 치하의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홀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기념음악회를 지휘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국가만들기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도 참석했다.
김 회장은 또 안익태가 1941년 일본의 명절인 명치절에 천황의 오랜 통치를 기원하면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헌정했고, 나치 제국의 음악회 회원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행위는 음악·역사계에서는 이미 상식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친일 반민족 권력이 장악해온 민족 반역의 시대를 종언하는 것이 우리의 역사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애국가 교체를 요구했다. 그는 “108개국 이상이 국가를 시대에 맞게 교체했지만, 교체하지 않은 나라 중에는 일본이 있다”며 “국가를 고치지 않은 것도 일본을 그대로 따라가야 하느냐”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8·15 광복절 기념사에서도 애국가 교체를 언급한 바 있다.
김 회장은 독재정권 시절 공화당의 당료로 근무했던 본인의 과거에 대해서는 반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공화당 공채로 들어가 거기 몸담았다”며 “과거를 지울 생각은 없다. 원죄가 있으니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김 회장은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백선엽 장군을 친일파로 치부하자, 일부 야당 인사들이 반발하며 그의 공화당 당료로 근무했던 행적을 문제 삼고 나선 바 있다.
김 회장은 “정치를 시작한 이후에는 단재 신채호, 백범 김구의 길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았다”며 “미래통합당 일부 세력이 저를 욕하고 비난하고 펄펄 뛰는데, 뭔가 찔리는 것, 켕기는 것이 있지 않으면 왜 그러느냐”며 반문했다.
그는 또 친일 청산을 언급한 광복절 기념사가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국민을 편가르기 하느냐고 얘기하는데, 반민족 친일을 끌어안는다고 국민 화합이 되느냐”라며 “그것은 정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