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호텔 개조 주택'에 "교통·교육 포기한 대책…그냥 가만있으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부동산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도심 호텔을 개조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이 제기된 데 대해 야권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내고 “상가, 공장, 사무실 등 비주거용 건물을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고, 호텔 객실을 개조해 주거용으로 만들겠다니 황당 그 자체”라며 “‘기다리면 해결된다’는 근거 없는 낙관론과 자신감을 보이더니 겨우 이런 대책이었나”라고 따져 물었다.

김 대변인은 “원룸으로 개조되는 탓에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3~4인 가구 형태에 맞지 않을뿐더러, 만만찮은 리모델링 비용까지 소요된다”면서 “무엇보다 국민들은 학군과 주위 생활환경 등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 ‘희망22’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제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주택 문제를 뼈 아픈 패착이라고 하더니, 내놓는 대책이 호텔을 확보해 전·월세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이 전·월세 대란으로 어떤 고통을 겪고, 내 집 마련의 사다리가 무너져서 고통을 겪는 것을 저렇게 모르나”라고 질타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건 맘 편히 아이들 키우고 편히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이지 환기도 안 되는 단칸 호텔방이 아니다”라면서 “호텔과 주거용 아파트는 기본 구조나 주거환경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교통과 교육 포기한 이 대표 대책은 서민들한테 닭장집에서 살라는 말이나 똑같다”고 힐난했다.

또 관광지 호텔의 아파트 전환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잘못 끼운 부동산 정책, 더 이상 만신창이로 만들어선 안된다. 우선 관광지역만이라도 호텔을 아파트로 개조하거나 편법으로 사실상 아파트인 레지던스호텔로 바꾸는 행태를 금지하는 법을 신속히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탁상공론의 극치이자 현실감각 없는 세금낭비”라며 쓴소리를 했다. 이어 “제발 부동산 대책일랑은 무엇을 하려 하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 좋은 정책은 때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일침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