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설립 거절당할라…신반포4지구 '노심초사'

신반포4지구조합, 나루마을 초교 설립 설문조사 독려
인근 초교 이미 과밀인데다 거리 멀어 통학 안전 확보
학교 신설 잇달아 좌초한 다른 단지사례에 '발만 동동'
  • 등록 2023-10-26 오후 6:12:17

    수정 2023-10-26 오후 7:07:59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내달 분양을 앞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재건축 대장주인 신반포4지구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신반포메이플자이·조감도)이 인근 초등학교 설립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조합을 포함한 인근 주민은 초등학교 유치를 염원하고 있지만 최근 잇따라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청이 학교 신설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4지구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초등학교 건립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설문조사 참여 독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설문에 따르면 한국산업관계연구원은 서초구에서 현재 추진 중인 ‘초등학교 설립 타당성’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조사하는 이 설문은 잠원역 인근 부지(나루마을) 초등학교 설립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지역은 최근 재건축으로 대단지 새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고 있어 인근 초등학교가 이미 과밀학급으로 학생들을 수용하는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단지에 있는 학생들이 이곳저곳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입주를 시작한 인근에 있는 원베일리의 경우 잠원초뿐 아니라 반원초까지 공동 통학구역이 지정된 바 있다.

인근 주민 A씨는 “여기 초등학교 신설이 안 되면 인근 반원초, 원촌초, 신동초 중에 어딘가로 나뉘어서 가야 하는데 이들 초등학교 모두 이미 과밀학급이다”며 “특히 메이플자이는 반원초, 원촌초, 신동초 모두 멀어서 아이들의 통학안전을 위해서도 초등학교 설립은 필수적이다”고 주장했다.

이미 이 지역 초등학교가 모두 과밀인 상황에서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신반포메이플자이 입주가 시작하면 더욱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최근 교육청에서 학령인구 감소로 초등학교 신설 불가 통보를 잇달아 내린 바 있어 주민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앞서 방배동 최고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방배5구역(디에이치방배)의 경우 초등학교 부지가 배정돼 있었지만 교육청이 신설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초등학교 대신 체육시설 등을 넣기로 했다.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역시 초등학교 신설 불가 통보받아 분쟁에 휩싸였다. 애초 단지 내 초·중학교를 신설할 예정으로 지난 2014년 8월 교육청과 조합이 학교용지 기부채납 협약을 체결했지만 2020년 교육청이 신설 불가 판단을 내리면서 인근 학교의 이전, 증축 결정을 냈다. 또 고덕강일3지구 내 강동리엔파크14단지 주민은 SH공사가 보유한 학교용지에 초등학교 신설을 요구해왔지만 교육 당국의 거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단지 내에 학교가 들어서면 ‘초품아’ 단지로 3040 젊은 층이 선호해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잇따라 학교신설이 좌절되면서 주민의 반발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학교를 품고 있는 단지는 학령기 자녀를 둔 3040세대의 실수요가 탄탄해 주택 경기와 관계없이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단지 인근으로 폐기물처리시설, 유흥업소 등 유해 시설이 들어설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된 만큼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췄다는 점도 학교 인근 단지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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