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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비료 기업 야라 인터내셔널(야라)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전기 추진 자율운항 컨테이너선 ‘야라 버클랜드’의 첫 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기를 충전해 운항하는 컨테이너선이 자율 운항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야라는 2017년부터 해양기술 업체인 콩스버그(Kongsberg) 등과 함께 해당 선박을 개발해왔다.
야라 버클랜드는 이번 운항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데 투입된다. 2년 간의 시험 운항을 문제없이 마무리하면 전기 추진 자율운항 컨테이너선 인증을 얻어 더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야라의 설명이다. 노르웨이 정부 기관인 에노바(Enova)는 해당 프로젝트에 예산 18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운항선박은 운전자 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량처럼 바다에서도 항해사와 조타수가 없이 스스로 판단·운항하는 선박을 말한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지능화·자율화한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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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어큐트마켓리포트(Acute Market Report)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95조원에서 2025년 180조원까지 연평균 12.8%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 가능성에 글로벌 조선업계는 물론 각국 정부와 연구기관까지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과 시험 항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380만유로를 투자해 선박 자율운항을 위한 ‘무닌’(MUNIN)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일본은 자율운항선박을 조선·해운 산업의 부흥 기회로 보고 2012년부터 조선·해운·기자재업계와 관련 기관 모두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2030년 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 점유율 50%를 목표로 삼고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한 산·학·연·관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 조선업계 역시 자율운항선박이 조선·해운·항만·물류·기자재 산업 판을 바꿀 ‘게임 체인저’로 판단하고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사내 1호 벤처기업인 ‘아비커스’를 통해 항해지원시스템(하이나스·HiNAS) 고도화에 나섰다. 아비커스는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12인승 크루즈 선박을 완전 자율운항하는 데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보안 기술을 끌어올린 스마트십 플랫폼 등 자율운항선박 실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선 자율운항선박 시대가 오면서 경쟁 판도가 가격에서 기술로 전환될 수 있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중국 조선업계의 저가 수주 공세에 지난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가 기술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면 자율운항선박 시대가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론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자율운항선박 전문 솔루션 업체가 국내에서도 육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기술을 개발할 자금을 지원하고 국내 기술을 국제 표준화하는 데도 앞장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