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절개부위 바꿨더니...싹 사라진 로봇 담낭절제술 부작용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담낭절제술 보완환 수술법, 장간막 천공·탈장 '제로'
최근 5년간 담낭질환자 21% 증가, 수술 당일 퇴원 가능한 로봇 수술
  • 등록 2018-03-12 오후 7:02:30

    수정 2018-03-12 오후 7:02:3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국내 의료진이 ‘비키니라인’으로 불리는 하복부 절개창을 이용, 로봇 담낭절제술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담낭절제술을 개발했다.

유태석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외과교수는 12일 새로운 로봇 담낭절제술인 ‘절개 부위 변형 담낭절제술’(Changing Port Placement)’을 2016년 이후 담낭질환 환자 총 192명에게 시행한 결과 단 한 건의 부작용이나 합병증 없이 담낭을 절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로봇 담낭절제술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비키니라인을 이용한 수술법의 경우 상처가 비키니라인 아래에 위치해 기존에 상복부를 이용한 수술법에 비해 미용적으로 우수하고 통증도 적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장(창자)과 근접한 부위인 우측 하단 절개부위를 통해 삽입된 로봇팔이 장에 손상을 일으켜 장· 장간막 천공·탈장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었다. 이에 유 교수는 로봇팔의 삽입 위치를 우측 하단에서 배꼽으로 바꾼 ‘절개 부위 변형 담낭절제술’을 2016년 12월 세계 최초로 시도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유 교수가 대한내시경복강경학회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16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비키니라인을 이용한 로봇 담낭절제술과 절개 부위 변형 담낭절제술을 시행했다. 그 결과 비키니라인을 이용한 로봇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환자 중 3.7%가 장 천공과 탈장이 발생했다. 하지만 절개 부위 변형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환자군에서는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았다.

유 교수는 “이 수술법은 기존 비키니라인 수술법 단점은 보완하면서 통증이 적고 미용적으로 우수하다는 장점은 유지한다”며 “복강경 수술법에서 주로 이용하는 배꼽을 절개하기 때문에 집도의가 익숙하게 절개 부위를 봉합할 수 있고 배꼽부위 흉터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담석증이나 담낭염과 같은 담낭질환은 고열량·고지방식 등 서구화된 식습관이나 지나친 다이어트, 호르몬 불균형 등의 영향으로 발생한다. 담낭질환 환자 중 담석이 통증을 유발하거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담낭절제술을 통해 치료한다.

담낭질환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과 담낭염 등 담낭질환 환자수(질병코드: K80~83)는 2012년 22만 3930명에서 2016년 28만 4184명으로 5년간 21.2%(6만254명)가 증가했다. 2016년 전체 환자 중 남성은 13만 7982명, 여성은 14만 6202명으로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더 많았다.

이처럼 담낭질환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로봇 담낭절제술을 받는 환자도 늘고 있다. 흔히 쓸개라고 불리는 담낭은 복부 내 깊은 곳에 위치해 접근이 어렵고 주변 혈관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 때문에 넓은 시야 확보가 가능하고 손 떨림 없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이 많이 이뤄진다. 로봇 담낭절제술의 경우 개복수술과 비교해 통증과 출혈이 월등히 적으며, 다른 장기를 건드리지 않고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복강경수술과 비교해서도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더 빠르다. 유 교수는 “일반적으로 복강경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2~3일이 지난 다음 퇴원하지만 로봇수술은 당일 퇴원해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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