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Vs '어촌'...文대통령 앞에서 휴가 설전 벌인 김영록·김영춘 장관

文대통령 11일 국무회의에서 국내 휴가 독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여름휴가는 농촌으로”
김영춘 해수부 장관 “여행은 되도록 어촌으로”
  • 등록 2017-07-11 오후 6:00:00

    수정 2017-07-11 오후 7:06:23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국무회의에서 가벼운 설전을 벌였다. 두 장관이 애교 섞인 설전을 벌인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 때문이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는 ‘여름휴가’가 화두로 올랐다. 지난달말 한미정상회담차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문 대통령은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앞서 대선 과정에서 △대체 공휴일제 확대 △임시공휴일 추진 등 국민의 휴식권 보장을 통한 내수진작을 공약할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여름휴가 사용 계획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도 연차와 휴가를 모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씀드렸다”며 “장관님들도 그렇게 하시고, 공무원들도 연차를 다 사용할 수 있도록 그렇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독려해 달라”고 강조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내 휴가 사용을 권장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중국 관광객이 급감했는데 이번 여름은 해외여행 대신에 국내에서, 그리고 우리 농어촌에서 여름휴가를 보내자는 대국민 캠페인을 한번 벌여 보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의 제안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여름휴가는 농촌에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자관은 ‘여름휴가는 섬에서’를 각각 외쳤다.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여름휴가철 관광수요를 농촌과 어촌지역으로 유치해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특히 김영록 장관은 “관계 부처는 소속 직원들은 물론이고 각 기업 및 경제단체 등이 농촌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면서 △‘농촌여행의 모든 것’ △‘웰촌과 떠나는 두근두근 농촌여행’이라는 책자까지 국무회의 참석자들에게 직접 배포하는 성의를 보였다.

전남지사를 역임했던 이낙연 국무총리도 “전남에 많은 섬이 있는데 책자를 만들어서 배포했더니 사람들이 책자를 보고 정말 많이 찾아왔다. 그런 것도 참고했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건넸다. 김영춘 장관은 이에 “내가 할 이야기를 이낙연 총리께서 다 해주셨다”면서 “해수부가 추진하는 해양관광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꼭 가봐야 할 섬 10군데도 있고 섬관광 투어나 어촌관광 프로그램이 많다. 여름휴가나 여행은 되도록 어촌으로 와달라”는 취지로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7월말이나 8월초 여름휴가를 떠날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을 하루 앞둔 22일 하루 연차를 내고 경남 양산 사저에서 하루 동안 정국구상을 통한 휴식을 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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