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 할랄푸드..역동적인 한국 사회 배우고파"

세종대 나노신소재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아슬란씨
전국파키스탄학생연합 회장 맡아 다양한 활동 나서
한국과 파키스탄, 가깝게 느껴지도록 도울 것
  • 등록 2016-09-13 오후 7:51:02

    수정 2016-09-13 오후 7:51:02

전국파키스탄연합 회장을 맡고 있는 아슬란 쉐자드(Arslan Chehzad)씨. (사진=아슬란 쉐자드)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몇 년 전만 해도 할랄 푸드(Halal Food)파는 곳을 찾기가 어려워서 애를 먹었어요. 이제는 서울 곳곳에서 할랄 푸드를 구할 수 있어요. 그만큼 다양한 외국 문화를 수용한 한국 사회 변화를 피부로 느낍니다. ” 할랄푸드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 처리 가공돼 무슬림들이 먹을 수 식품이다. 반대로 금지된 식품은 하람푸드라고 부른다.

지난 2013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아슬란 쉐자드(Arslan Chehzad·27)씨는 8일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다양성을 포용하는 한국 사회는 세계 어느 곳보다 역동적”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 대학교를 마친 아슬란은 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다. 유럽과 중국 등 여러 선택지가 있었지만 세종대 학위 프로그램과 장학 제도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나노신소재공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을 밟고 있는 아슬란은 현재 전국파키스탄학생연합 회장도 맡고 있다.

“파키스탄이 한국에 낯설 듯, 한국도 파키스탄에선 낯선 나라에요. 한국에 가 공부를 하겠다고 하니 다들 북한에 가는 걸로 오해해 만류했죠.”

막상 한국에 오니 선입견이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아슬란은 “매일 폭탄이 떨어지는 곳에서 사는 데 괜찮으냐고 묻더라고요. 물론 그런 곳도 있지만 제가 살던 곳은 평범한 동네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다들 일상적인 삶을 살아요.”

한국 살이를 시작한 뒤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밥’ 문제였다고 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이슬람 율법이 정한 도축 방식에 따라 만든 할랄푸드를 먹는데 3년 전까지만 해도 아슬란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많지 않았다.

“지금은 채식 뷔페나 할랄 음식 전문점도 있지만 처음엔 고생 많았어요. 한국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죠.”

지난해에는 세종대 ISA(외국인 유학생회) 회장을 맡아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관광 가이드 프로그램을 만들고 광진구 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영어도 가르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올해는 전국파키스탄연합회 회장을 맡아 파키스탄 광복 70주년 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연합회에는 서울·대전·제주 등 전국 40여개 대학의 파키스탄 학생과 교수 등 2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사람과 파키스탄 사람이 어울리면 결국 한국과 파키스탄이 가까워지는 것”이라는 아슬란은 졸업 뒤 한국의 기업에 취직하고 싶다고 했다.

“얼마 전 인사동을 다녀왔는데 한글만으로 만들어진 간판을 보니 전통을 지키고 가꾸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죠. 파키스탄과 한국이 가까운 벗이 되도록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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