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중국 경제, 대외 불확실에 4% 초중반 둔화”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내년 중국 경제가 4% 초중반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극도로 부진했던 소비는 부양책에 힘입어 다소 성장하겠으나 미국과의 갈등 심화,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미지=한국은행 북경사무소)

한국은행 북경사무소는 19일 ‘2025년 중국 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를 통해 내년 중국 경제가 성장 하방 압력이 커지겠으나 정부 정책 지원에 힘입어 4% 초중반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중국 경제가 4% 중후반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내년은 올해보다 경제 성장세가 더 꺾인다고 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4.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7%), 세계은행(WB, 4.3%), 아시아개발은행(ADB, 4.5%) 등 주요 국제기구들도 내년 중국의 성장세를 4% 중반 안팎으로 보고 있다.

올해 중국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증가세가 둔화되고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관세 충격의 영향이 1기 트럼프 행정부보다 작을 것으로 낙관하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가 강화되고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중국 견제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중국 경제의 큰 고민인 소비는 정부 부양책에 힘입어 서비스 부문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은은 최근 중국 정부 정책 방향이 일관되게 내수 진작 의지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여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을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봤다.

소비자 물가도 서비스 가격 중심으로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올해보단 다소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생산자 물가는 과잉 생산 등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겠지만 낙폭은 축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외 경제 불안에 대응해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도 더 적극적인 자세가 예상된다. 국내총생산(GDP)대비 재정적자의 비율은 올해 3%에서 내년 4% 수준으로 높아지고 초장기 특별국채를 확대하는 등 재정 정책의 집행 강도가 세질 것으로 봤다.

통화정책의 경우 인민은행은 경제 성장과 완만한 물가 상승 등을 위해 특별 재대출 제도, 정책금리 인하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해 완화적으로 운용할 전망이다.

한은은 또 “인민은행은 지방정부의 과다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부와 적극 정책 조율에 나설 것”이라며 “국채·지방채 발행 한도가 확대되면 시중 유동성 관리를 위해 공개시장에서 1년이내 RP 거래 및 국채 매매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요 기관의 중국 성장률 전망(왼쪽)과 주요 IB의 전망. (이미지=한국은행 북경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