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각에서는 기대가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도체와 함께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며 급성장해온 2차전지 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다. 국내 기업들을 둘러싼 상황도 좋지 않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인 테슬라의 판매 증가세가 둔화하며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 2차전지 기업들이 부상하며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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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코스피 12월 결산 613개 상장사의 1~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7.98% 줄어든 94조698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의 12월 결산 1112곳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역시 204조5790억원으로 33.60% 줄었다.
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드는 ‘역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2차전지의 성장성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실제 3분기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254곳 중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적자전환·적자확대 포함)을 낸 기업은 156곳(61.4%)인데 이 중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엘앤에프(066970) 등 굵직굵직한 2차전지 기업이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2차전지주 중 유일하게 시장 기대치(6751억원) 보다 많은 3분기 영업이익(7312억원)을 거뒀지만 상황이 좋지 않긴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중동 지역의 전쟁에 따른 고유가 상황 지속과 리튬 등 양극제 주요 메탈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전기차 수요에 대한 여러 불확실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향후 부정적인 전망을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기대감 커지지만…“더 지켜봐야”
2차전지는 올 들어 크게 부각한 산업군 중 하나다. 전기차가 인기를 끌며 핵심 부품인 2차전지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슬라가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 이어, 테슬라에 배터리셀을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마저 생산량을 전기보다 60% 줄였다고 밝히며 산업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의 전쟁에 따른 고유가 상황 지속과 리튬 등 양극제 주요 메탈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전기차 수요에 대한 여러 불확실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침체기를 지나온 반도체가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재고가 남아 수익성이 악화한 2023년을 끝내고 내년부터는 반도체 수요회복과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바탕으로 실적 가도를 달릴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2024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33조9071억원인데 최근 한 달 사이 2.41% 증가했다.SK하이닉스(000660) 역시 4분기까지는 적자를 이어가겠지만 내년 1분기 흑자로 전환하며 2024년 8조37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한달 전 전망치보다 2.55% 증가한 수준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디램(DRAM)과 낸드(NAND)의 동시 가격 상승으로 4분기 반도체 업종이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며 “반도체 수출 역시 14개월 만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가자지구를 둘러싼 전쟁이 이어지는 등 대외 변수가 남아 있다. 게다가 내년 미국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도 주의해야 한다. 대선은 향후 미국의 재정정책과도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 생각보다 더 좋아질지 또는 기대에 못 미칠지는 아직은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