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지난달 국내 수입 전기자동차 중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테슬라’가 아닌 ‘폴스타2’였다. 폴스타2는 지난 2017년 스웨덴 볼보자동차와 중국 지리자동차가 합작해 만든 전기차 전용 브랜드다. 폴스타2는 지난 1월 국내 출시와 함께 올해 도입 차량 4000대의 사전 예약을 마무리했다. 폴스타2는 전량 지리차의 중국 루차오 공장에서 생산하는 만큼 폴스타2 인기는 달라지고 있는 중국산 차량의 위상을 보여준다.
| 폴스타2. (사진=폴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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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내연기관 차량은 그동안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지난 2004년
쌍용자동차(003620)를 인수한 뒤 기술력만 흡수하고 처분한 전력과 더불어 중국에서 만드는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제품은 저렴하고 품질이 좋지 않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탓이다.
이러한 인식은 중국산 차량의 국내 판매량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국토교통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켄보600’(북기은상)과 ‘펜곤 ix5’(동풍소콘) 등 중국 브랜드 승용차는 국내 시장에서 지난해 3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중국산 차량의 최근 5년간 누적 판매 대수도 약 800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폴스타2를 필두로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브랜드들이 기존 부정적 인식을 지우기 위해 해외 브랜드와 합작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덧씌운 전략이 주효했다. 지리차가 최근 르노코리아 지분(34.02%)을 인수하며 2대 주주 자리에 오른 것과 부품업계 명신과 손잡고 전기 화물차를 국내에서 생산할 예정인 점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이유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미국, 유럽연합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FTA를 맺은 나라에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다”며 “아울러 한국인은 유행에 민감해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