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부족 현상이 산업 전방위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까지 부족해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진 영향권에 들진 않았지만 ‘갤럭시 A’시리즈 등 퀄컴의 AP가 탑재되는 스마트폰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어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0일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반도체 부족의 영향으로 최근 스마트폰 업체에 영향이 미치고 있다”며 “이 시나리오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씨넷은 “특히 5나노미터(nm·10억분의 1m) 프로세서에서 생산하는 ‘스냅드래곤 888’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스마트폰 생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냅드래곤 888은 지난해 퀄컴이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차세대 AP로 공개한 제품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성능을 대폭 개선하고 기존 대비 35% 빨라진 이미지처리장치를 갖춘 제품으로 샤오미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Mi11’에 최초 탑재됐다. 퀄컴은 샤오미 외에도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오포, 비보 등 주요 업체들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수요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이 시기에 맞춰 스마트폰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힘을 잃은 틈을 타 샤오미, 오포, 비보 등에서 스마트폰 출시를 앞당기며 반도체 공급과 수요 사이의 불균형을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퀄컴에 5G 모뎀칩을 의존하고 있는 애플은 영향권 아래에 있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애플은 상반기 계획된 아이폰 12 미니 생산량을 약 20% 줄였다. 애플은 글로벌 칩 및 부품 부족으로 아이폰 생산 계획을 조정하고 유연성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한때 글로벌 반도체 부족상황을 우려해 퀄컴 등 공급 업체에 상반기 동안 1억대 이상의 아이폰에 들어갈 부품이 필요하다고 미리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5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은 삼성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갤럭시S21에 탑재된다. 오는 17일 공개할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에도 퀄컴의 중급 AP인 스냅드래곤720과 스냅드래곤 750을 탑재한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AP의 경우 주문에서 생산까지 약 30주, 블루투스 칩은 약 33주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주문을 넣어도 7~8개월 뒤에야 받을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해까지는 스마트폰에 탑재할 AP 물량을 확보해놓은 상황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제재 영향으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신제품을 쏟아내며 퀄컴에 반도체 주문을 확 늘렸다”며 “삼성전자도 영향이 올 것을 대비해 면밀히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