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이 ‘국민연금의 구조가 자녀 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지우는 다단계 사기 같다’라는 지적에 동의한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특히 국민연금 기금고갈로 인한 타격이 가장 큰 20대와 30대는 동의하는 편이라고 답한 사람이 각각 63.2%, 59.2%로 높게 나타났다.
22일 연금개혁청년행동은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국민연금 개혁 관련 설문결과 45.2%는 다단계 사기 같다는 지적에 ‘동의’했다. 36.5%만 다단계 사기 같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연금개혁을 하더라도 미래세대는 연금 고갈로 못 받을 수 있다는 젊은세대의 불신이 큰 것이다. 이같은 불신으로 20~30대 중 47%는 국민연금 폐지에 ‘찬성’했다.
조사 결과 ‘국민연금 부채 1800조원은 국고로 해결하고, 국민연금을 차라리 폐지하자’라는 연금폐지론에 대해 54%가 ‘반대’했다. 31.3%만 ‘찬성’에 표를 던졌다. 다만 20대(18~19세 포함)와 30대는 찬성이 각각 45.7%, 48.3%로 나타났다. 반대(20대 40.0%, 30대 45.6%)보다 찬성 의견이 많은 것이다. 반면 40대 이상은 연금 폐지 반대론이 크게 앞섰다. 반대 비율은 40대가 55.1%, 50대가 61.8%, 60대가 69.4%, 70대가 47.7%였다.
국민연금 부채를 줄여 자녀 세대도 최소한 연금을 낸 만큼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재정안정론’에 대한 질문에는 찬성이 58.3%, 반대가 20.0%였다. 자녀 세대의 빚을 늘리더라도 연금 지급액을 늘리자는 ‘소득보장론’에 관해서는 찬성이 25.0%, 반대가 57.4%였다. 재정안정론, 소득보장론, 연금폐지론 등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하고 하나를 고르라는 질문에는 52.9%가 ‘재정안정론’을 선택했다. ‘소득보장론’은 13.7%, ‘연금폐지론’은 26.1%였다.
연금개혁청년행동 측은 “국민연금의 재정상태 및 부채 규모에 대해 숙지한 이후 조사에 응한 사람들은 대체로 연금수령액을 늘리자는 소득보장론보다 미래세대의 부담을 덜자는 재정안정론을 지지했다”며 “젊은 세대일수록 현재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강하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