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최근 3거래일 만에 60원 가량 급락하며 1200원대로 내려왔다. 뜨거웠던 미국 고용시장이 식어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약해진 영향이다. 여기에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유입까지 가세해 환율을 확 끌어내렸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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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22.4원)보다 25.1원 내린 129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 2일(1298.5원) 이후 석 달 여만에 최저치다.
지난주 열렸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을 높이자, 1350원대를 웃돌던 환율은 이틀 만에 1320원대로 급락했다. 여기에 지난 주말 미국의 고용 둔화가 확인되면서 연준의 긴축 종료 분위기에 더욱 불을 붙였다. 이에 환율은 하루 만에 1200원대로 내려왔다. 3거래일 만에 60원 가량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월 FOMC 전 106을 유지했으나, 이날 장 마감 기준 104로 하락했다. 또한 위험자산 선호 심리와 공매도 금지 조치에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지지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1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4700억원대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고, 지난 5월 26일 9112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최대 규모다.
환율은 올해 하반기 들어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와 미 국채 금리 급등, 중동 전쟁 등에 연고점을 재차 경신하며 1363.5원까지 빠르게 올라왔다. 하지만 최근 3거래일 만에 그간의 상승 폭을 거의 반납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하락 압력을 이어가면서 1300원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면서 “다만 약달러 추세의 시작은 아니다. 아직 경기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고 특히 지정학적 분쟁 전개 양상을 속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이날 원화가 주요 통화 중에서 가장 강세를 보였다”며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유로화, 엔화 등이 달러 약세를 점차 반영한다고 하면 원화는 추세적으로 더 아래로 내려올 수 있다”며, 환율 하단을 1260원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