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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친의 ‘힘’이 부각할 수밖에 없는 건 민주당·공화당이 상원 의석을 정확히 ‘50 대(對) 50’으로 양분하고 있는 탓이다. 물론 상원의장을 겸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존재로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긴 하나 민주당 내에서 단 1명이라도 이탈하게 되면 바이든표(標) 법안은 무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초당파 의원인 맨친이 사실상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원을 통과해 상원으로 간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안에서 최저임금 15달러 인상안을 빼버린 건 맨친의 작품이다. 더 나아가 맨친은 기존 안에 담긴 실업수당 주당 400달러 추가 지급을 주당 300달러로 낮출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법안은 팬데믹(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실물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로 바이든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한 ‘1호 법안’이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누더기가 된 법안을 보며 속이 탈 수밖에 없게 됐다.
‘막말 전력’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니라 탠튼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지명자의 낙마도 맨친이 주도한 것과 다름없다. 탠든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급 인사 중 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한 첫 사례다. 취임 초 국정운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뼈아플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맨친의 행동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건강한 견제 역할을 자처하는 건지,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인지를 놓고 의견은 분분하다. 정가에선 라틴계인 하비어 베세라 보건복지장관 지명자에 대해 맨친이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를 주목하고 있다. 베세라 지명자는 좌파정책·의료경험 부족 등의 이유로 낙마 가능성이 가장 큰 장관급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맨친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