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여권이 7·10 대책 나흘만에 또다시 증세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주택자가 양도소득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증여에 나설 경우 취득세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1세대 1주택’의 비과세 혜택까지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다주택자들이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증여를 택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하겠다”며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증여시 취득세 인상 등의 추가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경고했다.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조정식 정책위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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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 시 취득세는 현행 3.5%에서 최고 12%까지 인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명섭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은 “증여 우회로에 대해선 7·10 대책 전 이미 당과 정부가 준비를 해놨다”며 “행정안전부와 현실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7·10 대책으론 부족하다며 고강도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종합부동산세 최고 세율을 적용받는 사람은 전국에 200명에 불과하다며 “종부세를 올리는 시늉만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유세, 거래세를 모두 대폭 올려야 한다”며 “다주택자 취득세도 15%까지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폐지도 거론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고용진 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부동산 토론회에서 “다주택도 문제지만 무주택 1주택자가 문제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며 비과세 혜택 축소·폐지를 주장했다. 아울러 비과세 방식을 보유 기간이 아닌 거주 기간에 따른 혜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승근 산업기술대 교수도 “1세대 1주택 제도가 도리어 주거 불안정을 만드는 측면이 있다. 이 문제부터 손 봐서 예외적인 상황을 줄여야 한다”며 “장기 보유가 아니라 장기 거주 특별 공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도 7월 국회에서 ‘임대차 보호 3법’이 통과되면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임차인 보호를 위해 도입했지만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면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정 교수는 “7·10 대책 이후 임대사업자 제도는 기존 혜택까지 폐지해야 한다”며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면 전월세상한제가 되기 때문에 이런 제도로 유인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김두관 의원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제도”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