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일교차 크면 혈관 수축. 팽창 반복.. '뇌동맥류' 발병 주의

뇌동맥류, 혈관이 갑자기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터져 생명 위협
변민석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신경외과 과장
  • 등록 2019-11-04 오후 5:30:45

    수정 2019-11-04 오후 5:30:45

[변민석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신경외과 과장]매년 건강검진을 받으며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던 김의주(가명· 55) 씨는 어느 날 밤 갑자기 머리가 아프더니 땀이 나고, 구토 증상이 발생했다. 이상 징후를 느낀 김 씨는 바로 119에 전화를 걸었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여러 검사를 진행한 결과 김 씨의 진단명은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지주막하출혈’. 뇌혈관 벽이 꽈리처럼 부풀어 올랐고, 부푼 혈관이 터진 것이었다. 김 씨는 즉시 응급 시술을 받았고, 골든아워를 지킬 수 있었다.

김 씨의 사례처럼 응급실을 통해 내원하는 뇌동맥류 환자들이 종종 있다. 뇌동맥류란 뇌혈관 벽이 약해져 균열이 생기고, 그 부분으로 혈액이 모여 뇌혈관의 벽이 꽈리
처럼 부풀어 오르거나 새로운 공간이 생기는 질환을 말하는데,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고도 불린다. 대부분 뇌 바닥 쪽의 굵은 뇌동맥에서 발견되는데, 심장으로 가는 혈관에서도 발견되며, 대부분의 크기는 10㎜이하다.

◇날씨 추워지면 뇌동맥류 발병하기 쉬워

뇌동맥류는 혈관에 염증이 있거나 외상으로 혈관벽에 손상이 발생 한 경우, 고혈압,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할 수 있으며,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진 원인은 없다. 유전적인 요인도 크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미리 CT나 MRI를 통해 혈관 상태와 기형 여부를 파악하고, 치료 여부를 상담받는 것을 권한다.

요즘같이 일교차가 크고, 급격한 기온 변화가 일어날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는데, 이때 뇌동맥류가 파열하기 쉽고, 특히 혈관이 약한 사람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 이전과 다른 양상의 두통 발생하면 의심

뇌동맥류는 병이 진행돼도 대부분 전조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뇌동맥류 파열 전에는 경고성 두통이라고 알려진 비특이적인 두통을 경험하는 경우가 있으나 두통만으로는 뇌동맥류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 생긴 두통이나 이전과 다른 양상의 두통이 발생한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뇌동맥류가 파열한 경우 나타나는 주요 증상으로는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극심한 두통, 뒷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의식 저하, 구토 등이 있다. 뇌동맥류가 터졌다면 출혈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는데, 주변 신경조직을 압박하여 일시적인 실신이나 반신마비를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 겪어보지 못했던 두통 등이 느껴진다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동맥류 파열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골든아워가 특히 중요하다. 동맥류 파열 후 3분의 1 정도는 파열 직후나 치료 중 사망하게 되고, 생존자들 중에서도 후유증 없이 정상 생활을 하는 경우가 3분의 1 정도일 만큼 치명적이다. 24시간 내 재출혈의 위험이 가장 높으며, 재출혈 시 70% 이상의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혈관연축이나 수두증이 발생해 후유증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이상 증상을 보이면 즉시 병원을 찾아 시술이나 수술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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