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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은 1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주일, 제가 혁신위 활동에서 본것은 ‘계파 갈등’이 그대로 재현되는 모습이었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주 전 위원장은 특히 “젊은 혁신위원을 뒤에서 조종하는, 당을 깨려는 ‘검은세력’에 대해서는 크게 분노를 느끼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검은세력은 퇴진파(안철수·유승민계)를 의미한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기자회견 후, 주 전 위원장 추천 몫인 김소연 혁신위원도 사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는 붕괴 수순을 밟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손 대표가 사실상 본인의 거취 여부를 결정하는 카드를 받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간 손 대표는 수차례 “사퇴는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때문에 이미 통과한 혁신안을 막기 위해서는 주 전 위원장의 사퇴 말고는 해법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
복수의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혁신안은 장시간 토론을 걸쳐 민주적인 절차로 표결을 한 것”이라며 “이미 의결이 된 사항을 두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줄사퇴가 이어진 것은 손 대표와의 교감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주 전 위원장은 기자와의 문답에서 “(사퇴와 관련해) 손 대표와 사전 연락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같은날 울산 방문에서 “주 위원장에게 직을 그만두지 말라고 했다”며 “(울산으로 가는 사이에) 기자회견을 해버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혁신안이 최고위에 상정될지조차 미지수다. 같은 규정을 두고 당권파(손학규 대표 측)와 퇴진파가 정반대의 해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진파는 “혁신안이 최고위에 자동으로 상정이 된다”는 입장. 반면 당권파는 “당대표가 상정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