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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4일 종교인 퇴직소득세를 감면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대표발의 정성호 민주당 의원)을 처리하지 않고 법안심사제2소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여상규 위원장(자유한국당)은 “두 분 이상 위원이 소위 회부를 요청하면 관례상 회부해 왔다”며 “소위에 회부해 더 논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쓴소리 “소수 종교인만 혜택 본다”
해당 법안은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가 시작된 시점인 2018년부터 퇴직소득세 과세를 적용하고 2018년 이전 기간에 대해서는 면세하는 내용이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28~29일 각각 조세소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 개정안을 처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처리 이후 특혜 문제를 지적하는 논란이 크게 불거졌다.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되면 목사 등 종교인이 내는 퇴직소득세가 직장인보다 많게는 1000분의 1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이데일리 3월31일자<[최훈길의뒷담화]3억 퇴직금 받는 목사님 세금은 ‘0원’>)
김종민 민주당 의원도 “조세 형평성, 평등주의 훼손 때문에 소위에서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도 “과거에 관행적으로 (종교인에게 과세 부과를) 안 해줬는데, 이번에 법률적으로 못 박아 안 해주는 것은 종교인과 비종교인 간 조세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채 의원은 작년 1월부터 시행된 종교인 과세도 ‘특혜’라고 비판했다. 채 의원은 “기타소득자 중 근로장려세제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 종교인이다. 일반인과 조세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기재부가 다른 분야에는 적극적으로 세금을 걷는 의견을 내면서 종교인 과세에는 왜 이런 의견을 내지 않나”고 꼬집었다.
홍남기 “정부도 동의” Vs 학계 “전세계 유일한 특혜”
앞으로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법사위에 재상정될 가능성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종교인 과세 완화 법안’ 처리에 찬성하는 상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018년에 퇴직한 종교인이 내는 세금이 2018년 이전에 퇴직한 종교인과 너무 현격하게 차이가 나 이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라며 “국회 4당이 합의한 내용이라서 정부도 동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세무학회장)는 “종교인 과세 유예에 이어 종교인퇴직소득 특혜까지 부여하는 나라는 한국이 전세계에서 유일하다”고 비판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이 개정안은 내년 총선을 의식한 의원들의 표 관리를 위한 것”이라며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납세자연맹이 지난 1일 제기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현재 2000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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