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지지율 20%대로 추락..빠르면 6월 사임 전망도

니혼TV계열 NNN 여론조사에서 아베 지지율 26.7%
고이즈미 "아베, 오는 6월 총리직 사임" 전망
  • 등록 2018-04-16 오후 3:59:13

    수정 2018-04-16 오후 3:59:47

일본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시민들이 지난 14일 ‘아베 내각 총사직’이란 팻말을 들고 가케학원 스캔들 의혹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모리토모학원(사학재단)을 둘러싼 문서 조작으로 위기에 빠진 아베 신조 내각 지지율이 20%대까지 추락했다. 일본 정계에서는 정권 운영이 어려운 “위험 수역”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으며, 아베 내각은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미일 정상 회담으로 지지율 만회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니혼TV계열 NNN방송이 지난 13~1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전월 대비 3.6%포인트 감소한 26.7%로 집계됐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0.4%포인트 오른 53.4%였다. 아베 내각 지지율이 20%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처음이다.

아베 총리가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34.8%를 차지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답변(31.7%)을 웃돌았다. 가케학원 수의학부 특혜 논란과 관련해 “아베 총리의 해명이 더 신빙성 높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8.6%에 불과했다.

올해 9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연임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아사히 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차기 자민당 총재에 어울리는 인물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28%로 아베 총리(23%)를 제치고 처음 1위가 됐다. 1, 3월과 비교하면 이시바가 20%→22%→28%로 상승한 반면 아베 총리는 31%→24%→23%로 갈수록 하락세다.

실제로 아베 총리에게 민심이 떠나는 모습을 매주 열리는 시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일본 국회 앞에서 열리는 아베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모이고 있다. 14일 저녁 집회에서는 3만명 이상이 참가했다.

이처럼 퇴진 압력이 거세지면서 아베 총리가 곧 사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는 슈칸아사히 최신호 인터뷰에서 사학스캔들과 관련된 재무성 문서조작, 자위대의 보고문건 은폐 등으로 위기에 처한 아베 총리가 정기 국회가 끝나는 6월에는 사임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는 “위험해졌다. 아베 총리의 (총리직) 사퇴는 현 국회가 끝나는 때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아베 내각은 애써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 회견에서 “지지율은 높은 때도 있고 낮은 때도 있다”며 “경제 살리기와 북한 문제에 대응하는 국내외의 중요한 문제에 하나 하나 제대로 대응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아베 총리는 사학 스캔들에 대한 관심을 오는 17일로 예정된 미일정상회담으로 돌리고 싶어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일 무역적자 문제와 미일 무역협상을 강력하게 거론할 것으로 관측돼 아베의 바람과 달리 미일관계 강화라는 결과물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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