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무협 회장 "정부 정책과 괴리감…사임 요구도 있었다"

  • 등록 2017-10-24 오후 5:18:54

    수정 2017-10-24 오후 5:18:54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24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기 사임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한국무역협회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임기를 4개월 앞두고 돌연 사임를 표명했다. 사임 이유로 정부와의 정책방향에 대한 괴리감이 컸다는 점과 함께 특히 최근 정부측에서 비공식적으로 김 회장의 사임을 희망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이사회 및 총회에서 회장직 사임 의사를 표명하고 사임서를 제출했다. 당초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로 이같은 조기 사임의 이유에 재계 관심이 쏠렸다.

정부, 조기사임 메시지 전달…“협회 원활한 수행 위해 수용”

먼저 김 회장은 “한국무역협회는 민법 상 사단법인으로서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순수한 민간경제단체로, 회장의 선·퇴임은 민법의 관련 규정과 정관이 정하는 절차에 의한다”며 “이런 절차를 거쳐 선출된 회장이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조기 사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무역협회 회장이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퇴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개인적으로도 정부를 위해 일해왔지 정권을 위해 일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조기 사임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김 회장은 “최근 정부가 본인의 사임을 희망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무협은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운영되는 조직인만큼 현재 상황에서는 비록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만료 전이라도 사임하는 것이 협회의 원활한 기능 수행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협회의 기능수행에 있어서 정부와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협회와 정부에 형성돼 있는만큼 회장 선임에 대한 비공식적이고 관행적인 정부의 의사표시 역시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압박이라는 파장이 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한 듯 김 회장은 “압력이나 종용이라기 보다 권고였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향후 무역협회가 회장 선임에 있어 기존 관행대로 할 것인지 아니면 보다 적극적으로 회장 적임자를 선임하기 위한 제도와 절차를 발전시킬 것인지 협회 전제, 특히 회장단과 이사회가 결정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제정책 방향성도 큰 차이”…文정부에 직언도

이와 함께 김 회장은 또 다른 사임의 주요 이유로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의 괴리감도 꼽았다. 국가가 잘 살기 위해서는 시장 중심의 경제정책으로 기업이 잘 살아야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지만, 현 정부는 시장에 대한 인식이 잘못돼 있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새 정부의 성립과 더불어 시간이 흐르면서 본인이 회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한지 깊이 고민해 왔다”며 “경제 전반과 산업과 기업, 무역에 대한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 본인이 갖고 있는 생각 간 상당한 차이를 느꼈고, 이러한 차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협회의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정부에서 ‘시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며 “시장적인 것이 가장 능률적이고 가장 공편한 경제라고 믿고 있으며, 이 정부가 시장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경제정책은 시장을 중심으로 개인의 창의가 최대한 발휘되고 기업의 활동은 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의 조기 사임에 따라 한국무역협회는 당분간 대행 회장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회장단 중 최선임인 한준호 삼천리 대표이사가 회장직을 대신할 예정이며, 김정관 상근부회장이 내부 운영을 앞장서 꾸리게 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영애, 남편과 '속닥속닥'
  • 김희애 각선미
  • 인간 복숭아
  • "사장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