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의장은 1923년 평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5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6~9대, 13~14대 등 7선 의원을 지냈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3대 국회 때 전반기(1988∼1990년)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이 125석으로 과반수를 얻지 못했으나 야당들이 의장직을 양보하는 바람에 김 전 의장이 의장으로 선출됐다.
김 전 의장은 지난 1970년 교양지 샘터를 창간해 최근까지 고문으로 일하는 등 출판 분야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김 전 의장은 1993년 김영삼 정부 출범 후 실시된 공직자 재산공개 파동으로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했다. 당시 시가가 70억원에 달했던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소재 2만여평을 7억9000만원으로 신고했던 게 화근이 됐다.
정계은퇴 당시 김 전 의장은 ‘토사구팽(兎死狗烹, 토끼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이라는 말을 남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10일에는 김 전 의장의 공적을 기리는 공덕비 제막식이 경기도 철원군에서 열렸다. 철원·화천군이 지역구였던 김 전 의장은 철원군 동송읍에 토교저수지를 축조해 황무지였던 철원평야를 옥토로 가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1970년대 당시 철원지역은 한국전쟁 후 북한이 봉래호 물줄기 바꿔 농업용수 공급이 끊기자 수원확보가 최대 현안이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부인 이용자씨와 아들 성진 성린 성봉 성구 씨 등 4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국회장이며 발인은 2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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