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3단계 가능성…제약사들 재택근무 확산에 ‘난감’

거리두기 3단계시 재택근무 의무화
연구직은 유연근무, 영업직은 비대면 영업
생산직은 생산차질 없이 교대근무 시행
  • 등록 2020-12-15 오후 5:45:46

    수정 2020-12-15 오후 6:16:47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검토되자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빠르게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있다. 2.5단계에서 권고사항이었던 재택근무는 3단계가 현실화하면‘필수인력’을 제외한 재택근무 의무화로 전환된다. 하지만 영업직, 연구직, 생산직 비율이 큰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특성상 현장근무가 불가피해 재택근무 의무화가 난감한 상황이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받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본사 기준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30%만 출근해 순환 근무 중이다. 이 같은 방침을 거리두기 단계가 내려갈 때까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은 필수인력을 제외한 본사 직원 50%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 중이다. 외부 방문자는 특정 장소까지만 출입할 수 있도록 제한한 상태다. 종근당은 임원, 팀장을 비롯한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전원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대웅제약도 직원의 30% 정도만 출근하도록 하고 있다. GC녹십자도 재택,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임직원의 30%가 재택근무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순환 재택근무 중이다.

문제는 제약사 인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연구인력과 영업인력이다. 업무 특성상 재택근무가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영업인력들은 거래처 곳곳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된다. 한 제약사 영업직 직원은 “본사가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제약사들은 연구인력들에 대해 유연근무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영업인력들에 대해서는 거래처 방문을 자제하게 하고 자체 포털 사이트를 통해서 비대면 영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영업사원용 챗봇 서비스를 운영해 현장과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곳도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연구인력들은 재량 근로제를 시행해 스스로 원하는 시간대에 나와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영업직의 경우에는 의료진들이 들어와 심포지엄을 보고 제품 정보도 확인할 수 있는 포털 사이트를 개설, 비대면 영업활동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도 “지역장 판단 하에 현장 상황에 맞춰 자율적 재택근무를 진행 중”이라면서 “영업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병원 방문 자제를 권고하고, 자체 포털이나 모바일오피스 등을 이용한 근무를 시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생산시설을 갖춘 제약사들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도록 방역에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 생산라인이 한번 멈추면 라인 상에 있는 약품들을 모두 폐기해야 하는 제품 특성 때문이다. 생산인력들도 거리두기 단계에 맞추어 교대근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생산인력들은 생산 차질이 없는 한에서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거리두기 3단계로 상향되더라도 문제 없이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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