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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3년차, 사회적경제 확대를 통한 포용국가 실현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는 양 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하는 연구원 공식행사가 될 수 있어 관심이 컸다. 연구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양 원장이 직접 인사말을 할 예정이라고도 알렸다.
하지만 양 원장은 불참했고 사회자는 “당무와 내부에 일이 있어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다”는 궁색한 해명만 전했다. 양 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연구원을 ‘총선 병참기지’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에 걸맞지 않은 토론회 참석은 첫 공식일정으로 부적절해 불참했다는 이야기는 나중에 접했다.
공교롭게도 양 원장과 함께 인사말을 하기로 했던 박광온·김정호 민주당 의원도 불참하거나 지각하면서 참석자들이 공식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27일 인터넷 매체인 ‘더팩트’에 따르면, 토론회를 불참한 양 원장은 이날 오후 6시20분부터 서울 강남구의 한 한정식집에서 서 원장과 만나 4시간 넘게 회동했다. 양 원장이 서 원장에게 90도로 깍듯하게 인사하고, 서 원장이 양 원장의 어깨를 토닥이는 장면도 카메라에 함께 담겼다.
양 원장은 해당 보도와 관련 “사적인 지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가 아니다”고 설명한 뒤 “제가 고위 공직에 있는 것도 아니고 공익보도 대상도 아닌데 미행과 잠복취재를 통해 일과 이후 삶까지 이토록 주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표현했다. 그리고 “기자정신과 파파라치 황색 저널리즘은 다르다. 적당히 하면 좋겠다”고 훈계했다. 또 “아무 생각 없이 폭로를 전문으로 하는 매체야 그렇다 쳐도 숱한 매체들이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의혹 재생산에 부화뇌동한다면 서글픈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양 원장의 해명은 궤변에 가깝다. 자신이 공인(公人)이 아니고 사인(私人)이라고 생각했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왜 해외로 떠나 2년이나 지난 후에 돌아왔을까. 또 어떤 사인이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평가를 받고, 수십 명의 취재진이 한마디를 듣기 위해 출근길에서 기다릴까. 양 원장은 세금인 정당보조금으로 운영되는 민주연구원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사인이 아니다.
양 원장은 스스로 문재인 정권에 방해가 되지 않겠다고 2년이나 떠났던 이다. 그런 양 원장은 정치권으로 복귀한 지 한 달도 안 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선거전문가인 양 원장은 자신의 부적절한 행보로 몇 표나 떨어져 나갔는지를 누구보다 잘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양 원장이 사인의 삶을 즐기고 싶다면 해외로 나가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다시 자유인이 되기 전까지 있어야 할 자리, 가지 말아야 할 자리를 많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전쟁 물자를 공급해야 할 병참기지에서 자꾸 사고가 나면 전쟁은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한다. 21대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