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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의사 못 받는다”…민병두는 사직서 제출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민 의원의 사표 의사를 수용한다든지, 사표 의사를 반대한다든지 공식 입장을 내기엔 이르다”고 밝혔다. 하지만 복수의 최고위 참석자들 말을 종합하면 이날 회의에서 민 의원 사퇴의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내 1당과 지방선거 기호 1번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당 입장에서 민 의원의 사퇴가 난감하기 때문이다.
최고위에 참석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민 의원 사퇴에 대해 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로 정리가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 의원 의견을 존중하지만 당 지도부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며 “여론 추이를 보겠다는 게 아니라 더 나올 사실이 있는지 규명하고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지난 10일 민 의원이 히말라야 여행 중 알게 된 A씨에 대해 2008년 노래방에서 강제로 입맞춤을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던 민 의원은 보도 약 1시간 30분 만에 “그분이 주장하는 바에 대해 제가 아는 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도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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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예비후보는 현재 불륜·내연녀 공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그는 전날 이런 의혹에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날조된 거짓”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재심사 결론을 내리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자진사퇴의 길을 열어줬다는 입장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내밀한 가정사 문제지만 사안이 엄중하다고 보고 있다”며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기 때문에 이대로 갈 순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박 예비후보 측은 이에 대해 통화에서 “자진사퇴를 요구받은 적 없다”며 “(자진사퇴를 요구받는다는) 가정에 대한 답변은 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야권에서는 이런 민주당 태도에 대해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하루 만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제명했던 민주당의 기존 입장과 배치된다”고 했고,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눈치 보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