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가상화폐) 광풍에 증시에서도 관련 테마주(株)가 요동치고 있다. 정부가 암호화폐 투자수익에 과세를 추진하는 등 규제 도입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제도권 진입 기대감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상장사들은 잇달아 암호화폐 관련 기술 개발이나 거래소 사업 추진 등을 알리며 주가 상승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CI평가정보(036120)는 전날 대비 20.96% 뛴 53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틀째 급등세다. 지난달 말 100% 출자 방식으로 거래소를 설립한다는 소식에 연일 상한가를 기록한 후 정부 규제 우려로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랠리를 재개한 모습이다. 한일진공(123840) 디지탈옵틱(106520) 비덴트(121800) 옴니텔(057680) 포스링크(056730) 케이피엠테크(042040) 엠게임(058630) 등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을 추진하거나 지분 투자 등으로 관심 받았던 종목들도 이날 대체로 강세를 나타냈다.
대책에 따르면 일정 요건을 갖춘 거래소만 운영하는 입법을 추진하며 은행의 이용자 본인 확인 의무를 강화하고 미성년자와 외국인 거래는 금지키로 했다. 투자수익에는 과세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을 두고 암호화폐의 제도권 진입 수순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이에 이튿날 증시에서도 관련주가 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까지 암호화폐 거래소 등 사업이 실제 상장사 실적에서 나타나는 성과가 아직 없고 테마 투자의 성격이 강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가상통화 관련주 주가가 실적과 무관하게 급등락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여 투자 위험성이 높아지는 추세고 과장 또는 허위 풍문이 유포되는 등 불공정거래에 따른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거래 동향과 이상매매 여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며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포착되는 종목은 신속히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