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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우건설은 해외 사업에서의 부실이 추가로 드러난데다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마저 포기한 건설사라는 인식에 기업 가치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수 포기했지만 호반건설 인지도 급상승
호반건설은 8일 “내부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문제를 접하며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요소를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했다”며 “아쉽지만 대우건설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작년 7월부터 대우건설 매각 작업에 착수해 6개월 만인 지난달 말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작년 4분기 모로코 사피 석탄화력발전소에서 3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결국 대우건설의 주인 찾기는 수포로 돌아갔다.
호반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라 이번 인수 포기에 따른 부담은 없다. 인수·합병(M&A) 추진 과정에서 수반된 자문비용 정도만 들인 셈이다.
특히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뚝심과 경영 원칙 등이 주목받았다.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28세에 자본금 1억원, 5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호반건설을 업계 13위의 중견건설로 키워낸 그의 저력이 부각되면서 단숨에 이슈 중심에 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비록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했지만 현금성 자산이 넉넉한 알짜 기업이라는 점을 알린 계기가 됐다”며 “기업 이름에 대한 인지도 상승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얻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새우도 뱉은 고래…대우건설 8% 이상 급락
대우건설은 몸집이 더 작은 호반건설 품에 안기는 것에 대한 내부 불만이 많았지만,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가면서 기업가치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피 현장 준공 전까지는 해외 부문 수익성의 신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숫자보다는 깨진 신뢰가 더 아픈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참 동생 격인 호반건설마저 포기한 회사라는 인식도 대우건설에는 뼈아플 수 있다. 대우건설은 1998년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된 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에 인수됐으나 2011년 산업은행에 다시 팔렸다. 이번에 네 번째 주인을 맞이 하나 싶었지만 불발된 것이다.
그 사이에 몸값도 많이 낮아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지분을 주당 2만7000원 선에 인수했지만, 산은은 주당 1만5000원에, 이번에 호반건설은 1차로 주당 7700원에 인수하기로 했었다.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는 대우건설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날 대우건설 주가는 8.8% 하락한 51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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