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보험업계의 배당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금리 인하 등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해약환급준비금이 늘어날수록 보험사는 배당 재원이 줄어든다. 보험사의 운용수익 상당수가 채권에서 나오는데 금리를 인하하면 채권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은 낮아진다. 운용수익이 낮아지면 기존 고금리 상황을 기반으로 만든 보험 상품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보험료 상승을 압박해 신계약 판매를 위축시킬 수 있다. 따라서 금리인하는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 하락에 영향을 준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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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결산배당을 진행해 온 보험사 가운데 K-ICS 비율이 200%를 밑도는 보험사는 작년 3분기 기준 삼성생명(193.5%), 한화생명(164.1%), 현대해상(170.1%), 동양생명(160.3%) 등 4곳이다. 다른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금리 하락에 따라 기타포괄손익이 감소하는 등 자본 축소 영향을 받았다. K-ICS 비율이 200%를 웃도는 보험사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작년 3분기 삼성화재(280.6%), DB손보(228.8%), 한화손보(215.8%)이 해당 비율을 웃돌았지만 추가 금리 하락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보험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포인트 하락할 때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K-ICS 비율은 각각 25%포인트, 30%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K-ICS 비율이 200%를 웃돌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률을 현행 대비 80%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신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 폭이 더 커 주주 배당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로 배당 재원이 줄었다”며 “보험사가 밸류업 프로젝트 관련 공시를 하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관련 IFRS17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보험사 K-ICS 비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무·저해지상품 해지율 등 금융당국의 계리 가정 변경 적용으로 K-ICS 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지난 2023년말 기준 무·저해지상품 가입자가 1500만명에 달한다. 올해 계리 가정 변경 적용 시 지난해 6월말 대비 평균 비율 약 2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한다”고 언급했다.
올해 예금자보호한도도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예금보호료율(예보료) 0.15%를 적용받고 있는데 오는 2028년 부터는 예보료도 일부 증가할 전망이다. 손보사로선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도 걱정거리다. 현실적으로 올해 차보험료를 인상해야 적자를 면하지만 금융당국이 오히려 동결하거나 보험료 인하를 고려하고 있어서다.
다만 배당을 중단하는 선언하는 보험사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급여력비율 190% 중반은 장기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비율 하락이 펀더멘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주주환원 방향성에도 변화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