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인도주의적 휴전 필요…신속한 지원해야”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EU 고위 당국자 중 처음으로 이·팔전쟁의 인도주의적 휴전을 언급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사진=AFP)

2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자를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지원을 위한 인도주의적 휴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담의 결과를 예상할 수 는 없지만 (회의 결과는) 장관들이 논의해야 할 사항임이 분명하다”며 “유엔 사무총장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27개국 외교장관들은 인도주의적 휴전 등에 관한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다.

보렐 고위대표는 EU 고위 당국자 중 처음으로 인도주의적 휴전 의견을 밝혔다. 다만 EU가 이스라엘 자위권을 공개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견’으로 전제하고 이같은 의견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스페인·네덜란드 등은 인도주의적 휴전을 지지하고 있지만 독일·오스트리아 등은 이스라엘 자위권 발동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렐 고위대표는 EU 대외관계청(EEAS)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가자 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자위권에도 제한선(limit)이 있다”며 “물과 전력 공급을 끊고 민간인들에게 집을 떠나라고 압박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EU 행정부 수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스라엘에 대한 ‘전적인지지’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어 내부에서 비판이 많은 상황이다. 앞서 집행위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이사회의 반발에 철회하기도 했다.

이사회는 하마스의 기습을 ‘테러’로 규정해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국제인도법 준수를 통한 자위권 행사를 전제로 하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인정하는 ‘두 개의 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