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커피 쏟아도 이해를…” 오은영 캠페인, 어떻게 생각하나요

  • 등록 2022-05-16 오후 3:35:09

    수정 2022-05-16 오후 3:35:09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당신은 ‘애티켓’이 있나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최근 아이와 에티켓의 합성어인 ‘애티켓’ 캠페인을 공개한 가운데, 온라인상에선 때아닌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사진=유튜브 채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지난 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이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애티켓 캠페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정신건강의학과 오은영 박사가 출연해 식당, 공원, 직장에서 벌어진 다양한 상황에 대해 아이와 부모를 배려해 달라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공원에서는 젊은 연인이 각각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산책하던 중 공놀이를 하던 아이와 부딪히는 장면이 나온다. 아이가 갑작스럽게 돌진한 탓에 여성이 들고 있던 커피는 바닥에 떨어져 쏟아졌고 바지와 신발을 전부 적셨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오 박사는 “아이의 서투름에 너그럽게 ‘괜찮아’라고 말해달라”라며 “아이는 키가 작아 시야가 좁다. 몸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미숙하다. 성장 중인 아이니까 너그럽게 봐달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식당에서는 한 아이가 부모 사이에서 울며 떼쓰는 모습이 나왔다. 주변 손님들은 얼굴을 찌푸리며 우는 아이를 향해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참다못한 한 손님은 아이 아빠를 향해 “저기요 아저씨”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오 박사는 “아이가 낯설어서 힘들어할 땐 ‘괜찮아’라고 말해달라”라며 “아이는 낯선 장소에서 불안해한다”라며 “말 안 듣는 아이로 보이겠지만 마음이 힘든 거다. 어른과는 다른 아이들의 마음 표현을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채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마지막으로 직장에서는 야근 중이던 한 아버지가 어린이집으로부터 전화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어린이집 선생님은 통화에서 아이 하원 시간이 지났는데 언제 데리러 올 수 있는지 물었고, 아버지는 직장 상사의 눈치를 살폈다.

이에 오 박사는 “육아하는 부모를 배려해 ‘괜찮아’라고 말해달라”라며 “엄마, 아빠가 약속한 시간에 오지 않으면 아이는 우주에 혼자 남은 것처럼 불안하고 무서울 것이다. 아이에게 부모는 우주”라고 말했다.

끝으로 “아이를 배려하는 애티켓, 함께하는 당신이 멋져요”라며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니까요”라는 멘트가 나오면서 영상은 마무리된다.

다만 이를 두고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먼저 캠페인의 취지를 이해한다는 이들은 “아이들은 실수할 수 있고 부모가 사과하면 된다” “요즘 노키즈존이 곳곳에서 생겨나면서 아이를 터부시하는 문화가 주류로 자리 잡았는데 그런 상황에서 광고 의도가 좋아 보인다”라는 의견을 냈다.

반면 캠페인을 지적한 이들은 배려를 강요하는 느낌이라며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괜찮다고 말하기 전에 부모가 사과하는 장면부터 넣는 게 맞지 않나” “평범한 사람들을 속 좁은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 같다” “애티켓은 부모에게 필요한 것”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아이 잘못에 화나는 게 아니라 부모의 태도에 화나는 거다”라며 꼬집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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