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원선까지 밀린 환율 ‘어디로’…엇갈리는 전문가 전망

내년, 올해보다 강세 전망 우위…골드만삭스, 내년말 1070원 하락 전망
약세 압력도 만만찮아…법인세 증세 등 바이든 리스크 아직은 수면 아래로
유럽중앙은행, 양적완화 확대 시사해…"달러 약세 반전한다" 전망도 나와
  • 등록 2020-11-12 오후 4:58:23

    수정 2020-11-12 오후 6:28:59

(사진=AFP)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1110원선까지 내리면서 수출기업들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환율이 급변동하면서 환리스크가 주요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대선 등 정치적 변수와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경제 예측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외환시장 전문가조차도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12일 이데일리가 최근 환율 전망을 발표한 경제·금융기관을 조사한 결과 내년 환율은 달러 약세 기조와 위안화 강세 등에 연동해 올해보다는 레벨을 낮추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드러나고 코로나19 2차 팬데믹으로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 정책의 차별화가 나타나면 달러 약세 흐름이 반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대체로 원화의 강세 흐름이 내년까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아시아태평양 포트폴리오 전략’ 보고서를 통해 11월 현재 달러당 1100원 초반인 원·달러 환율이 내년 12월에는 1070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가 내년 하반기에는 올해보다 더 강세를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해외 IB들 8곳의 달러당 원화의 평균치가 올 4분기 1164원(1150~1210원)에서 내년 1분기 1160원(1130~1205원), 2분기 1151원(1110~1200원)으로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금융연구원(KIF)도 지난 5일 “내년 연평균 환율은 미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와 세계경제의 점진적 회복으로 전년보다 하락할 것”이라며 “연평균 환율 평균이 1125원을 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KB투자증권이 2020년과 2021년 연말 원·달러 환율을 1165원에서 1130원으로, 1130원에서 1100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추세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리라 전망한 근거는 달러화 약세 기조를 전제로 하고 있다. KIEP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8월 잭슨 홀 컨퍼런스에서 평균물가목표제(AIT) 도입을 발표하고 9월 정례회의에서도 저금리 기조 장기화 및 자산매입 속도 유지 등을 시사했다”며 “바이든 정부에서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으로 당분간 완화기조 유지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원화의 강세 기조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SK증권은 내년 환율이 ‘상저하고’로 움직이며 평균 1133원(1100~1150원)을 전망했다. 최근 원화 강세 배경으로 지난 2분기 급격한 침체를 보였던 무역수지가 3분기 개선하며 외자유입이 급격히 증가했던것을 꼽으며 “2008년 금융위기, 2014년 유가파동 당시에도 침체 이후 회복기에 환율도 급락한 뒤 경제가 정상화하면서 다시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고 전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바이든 당선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달러는 약세 흐름을 보이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세금인상, 대중 갈등 부각, 보호무역기조 강화 등이 부각하면서 코로나19 2차 팬데믹에 따른 교역 둔화 등으로 오히려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훨씬 레벨을 높일 수 있다(원화 약세)”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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