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이 장악하고 있는 기존 혁신 폼팩터 시장에서 접지 않고 돌리는 방식으로 대(大)화면 사용 경험을 제시한 것이다. 후속작으로는 롤러블(rollabe·말리는) 스마트폰의 출시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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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리면 열린다…LG, 폴더블에 스위블로 맞승부
LG전자가 14일 밤 온라인 행사를 통해 공개한 윙은 회전형 듀얼스크린 폰이다. 메인 디스플레이를 시계방향으로 밀어 올리면, 가로로 회전하면서 4인치 크기의 보조 화면이 나타나 듀얼스크린폰으로 쓸 수 있다.
LG는 이렇게 메인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눕힌 상태를 ‘스위블 모드’라고 이름 지었는데, 이 형태가 윙만이 가진 강점이자 특징인 셈이다.
스위블 모드는 가장 기본형인 ‘ㅜ’ 모양부터 기기를 돌려서 ‘ㅗ’나 ‘ㅏ’ 형태로 사용할 수도 있다. 콘텐츠에 따라 포지션을 바꾸면 된다. 예를들어 △유튜브 영상을 메인으로 보면서 채팅을 할 때는 ‘ㅜ’ △영상을 작은 화면으로 보면서 웹서핑을 할 때는 ‘ㅗ’ △차에서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하면서 전화나 메시지 등을 받을 때는 ‘ㅏ’로 쓰는 식이다.
또 보조화면을 손잡이 내지는 콘트롤러로 쓸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짐벌 모션 카메라’ 기능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짐벌은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등으로 영상을 촬영할 때 카메라가 흔들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임을 만들어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영상 촬영을 가능하게 하는 전문 영상 촬영 장비다.
윙을 ‘ㅜ’자 형태로 만들고 짐벌모드를 실행시키면 보조화면에 △스마트폰을 움직이지 않고도 카메라 앵글을 조정할 수 있는 ‘조이스틱’ △피사체를 상하좌우 흔들림 없이 촬영하는 ‘락 모드’ △스마트폰이 빠르게 움직여도 카메라가 천천히 따라오며 흔들림 없이 촬영하는 ‘팔로우 모드’ 등 짐벌과 비슷한 메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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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일단 합격점…흥행 여부는 가격이 관건일 듯
윙 공개 후 외신에서는 혁신성에 높은 점수를 주며 우호적인 평가를 보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공개 전에 비해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졌다.
미국 IT 매체 폰아레나는 “윙은 LG전자가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데 열심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회전설계는 매우 인상적이고 견고한 하드웨어는 획기적”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미국 IT 매체인 테크레이다는 “궁극적으로 사용자가 한 손으로 전화를 사용하면서 더 많은 화면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독특한 디자인”이라며 “매년 동일한 검은색 직사각형폰이 출시되는 업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디자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컨설팅업체 CCS 인사이트 관계자를 인용해 ”LG의 실험에 박수를 보내야 한다. 그것이 효과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전했다.
LG전자 내부에서도 “기술 파트에서도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이미지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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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롤러블폰…LG 적자탈출·이미지개선 쌍끌이 전략
윙은 LG전자가 이달 초 발표한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신호탄 격인 제품이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프리미엄급 혁신 제품군으로 윙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롤러블폰도 선보일 예정이다.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LG 스마트폰사업본부는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작업을 마치고, 지난해 말 이연모 부사장을 새롭게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으로 발탁하면서 절치부심의 자세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제조자개발생산(ODM) 물량을 확대하는 등 중저가 제품군을 강화하는 한편, 프리미엄급에서는 전면적인 브랜드 개편을 단행했다.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이었던 사후관리(AS)와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도 점차 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같이 수익성을 개선하는 노력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다. 경쟁사와는 다른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력을 선보임으로써 업계 내 위상을 다지겠다는 의도다.
LG전자는 윙 공개행사 말미에 롤러블폰 출시를 예고하는 티저 영상을 내보냈다. 그동안 특허 등록 등 사전작업만 알려졌을 뿐 제품 출시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이 정도로 공식화 한 것을 보면 내년 상반기에는 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